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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순회 이야기

Created
2023/12/1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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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쌤
프레첼쌤
순회싫어요

케이크쌤의 순회 이야기

순회 기간: 2019 ~ 2021년(총 3년)
시수: 본교 수업시수 6~8(정보와 주제 선택), 순회 8시간
특이사항 1: 한 학기에 2개의 학교로 순회를 가서 3년 동안 관내 8곳을 경험함.
특이사항 2: 소속교 기준 최단 거리 학교 2.2km 최장 거리 학교 28km(산 넘고, 물 건너 )
2019년 케이크쌤은 관외 내신을 쓰고 ‘이 학교는 너무 작아서 정보교사 자리가 없을 거야~’라고 생각한 학교에 발령받게 됩니다(두둥!) 한 번 자리에 앉으면 거의 일어나는 일이 없는 조용한 저의 성격상 저에게 순회는 너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2년이 지난 지금은, 순회에 대한 기억이 추억만 남아 순수하고 맑았던 아이들의 모습과 주 1회여도 소속교 학생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던 학생들의 모습이 많이 생각나지만, 한편으로는 소속교에서 시수를 더 늘려 순회를 최대한 줄여보고자 한 시도들이 물거품이 되어 많이 속상했던 생각도 납니다.
케이크쌤이 생각하는 순회의 고충
1.
담임을 겸하는 경우 복귀하면 학폭 등의 사안이 터져있다.
(아침에 순회교로 출근하며 전화로 학생을 깨우거나 학부모님께 출결을 확인하는 일도 다반사)
2.
순회 수업으로 인해 정작 우리 학교 행사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체육대회, 졸업식 등)
3.
순회 학교는 주 1단위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총 17회도 되지 않는 수업으로 내실 있는 수업과 평가가 매우 어렵다. (★순회 학교에 2명의 정보 교사가 배치되는 경우도 있어 교과 협의도 필요★)
4.
학사 일정이 맞지 않아 소속교가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순회교로 출근하여 수업한다.
5.
시간표 구성에 따라 점심시간이 지나 복귀하게 되어 점심을 놓치게 되는 일이 생긴다.
6.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간혹 순회 교사를 챙기는 것을 잊으시면 수업이 없는데도 출근하는 경우가 있고, 출근을 했지만 IP주소나 수행 평가 마감 등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7.
(코로나 한정 어려움) 세 학교가 쓰는 플랫폼이 다 달라서 줌, 클래스룸, 온라인 클래스, 구글 미트를 동시에 사용한 적이 있다.
8.
정보 교사가 없어 컴퓨터실 상태가 열악한 경우가 많다.
9.
순회로 인해 단위 수는 적고, 들어가는 학급은 많아 연평균 11~12학급의 교과 세특을 작성했다.
2021학년도 시간표(★,□ 순회학교)
나이스창을 축소해도 한 화면에 담기지 않는 겸임 경력
순회하면서 기뻤던 일을 찾아보자면 다른 학교 정보쌤인 걸 알면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을 발사하며 열심히 실습을 따라와 주던 학생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본교무실 선생님들과 인사를 할 때 ‘내년엔 정보 선생님 to가 생겨서 안 오셔도 돼요~’라고 해주셨던 일이 생각납니다. ‘순회…. 수업 시수 어느 정도 배려해 주니까 할만하지 않아?’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소속감도 없는 학교에 차디찬 컴퓨터실에서 3~4시간 연강을 하는 일이 정말 많이 외롭습니다.
만약 내년에 순회를 가야 한다면 미리 어느 학교인지 파악해서 시간표라도 꼭!!! 협의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다행히 교감 선생님께서 챙겨주셔서 오전에 바로 출장을 가거나, 오후로 수업을 배치해 순회교에서 업무를 마저 하고 퇴근하는 일이 가능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담임, 행정 업무, 선도 학교를 하며 순회 수업을 하고, 10개 학급의 세특을 작성하고 계실 정보쌤들 한 해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고 2024년도 화이팅입니다….!

프레첼의 순회 이야기

순회 기간: 2018 ~ 2019년(총 2년)
시수: 본교 수업 시수 12~14(정보와 주제 선택), 순회 6시간
특이사항 1: 본교가 순회를 받지 않는데 순회를 나감.
특이사항 2: 순회 학교에 2명의 순회 교사가 배정되어 여름, 겨울 방학 때마다 교과 협의를 하고, 한 학기 동안 사용할 프린트를 모두 제작해야 함.
2017년 프레첼쌤은 신규 발령을 받고 “올해는 선생님을 배려해서 수업을 최대한 넣었기 때문에 순회는 안 갈 거야~”라는 말을 들었답니다. 하지만 뜻밖에 시작된 저의 순회 여정을 들려드릴게요.
2017년 첫해는 순회 없이 정보 7반, 7시간 + 스포츠 클럽 3시간 + 진로 독서 3시간 + 주제 선택 4시간 + 선도 학교 + 방송부를 하며 내가 정보 교사인가 아니면 창체 교사인가 하는 시간을 보내던 어느날… 2018년이 드디어 도래합니다! 정보가 2단위로 올라가면서 ‘순회를 안 갈 수도 있나?’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학급이 6반으로 줄면서 12시수로 순회 6시간을 배정받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선도학교 운영과 방송부를 맡아야 했으며, 6시간의 수업을 하루 동안 모두 진행할 수 없어 담임을 하면서 주 2회씩 아침에 순회교를 가야만 했습니다.
심지어 두 학교의 학사 일정이 꼬이면서 체육대회 때 방송반 아이들은 방송반 쌤 없이, 저희 반은 담임 없이 체육대회를 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순회 교사에게 지필 감독을 시키기 위해 무조건 와야 한다던 순회 학교 교무 부장님과(심지어 제가 맡은 학년은 1학년이라 시험을 안보는 학년이었는데 말이죠) 오전 동안 담임이 없으면 학년 부장님이 도와주실거라는 본교 관리자님도 너무 야속하기만 했었습니다. 결국 눈물로 호소한 결과 저는 저희 반 아이들과 행복하게 체육대회를 하고 전날 순회 학교에 가서 난생처음 시험 감독 업무를 수행합니다.
2019년! 드디어 본교 학급 수가 7반으로 증가하여 수업 시수도 자연스레 14시수로 증가했지만 저는 여전히 선도 학교와 담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동일한 시수였던 다른 과목 선생님이 자신이 순회를 가시겠다 해주셨고! 드디어 순회에서 벗어난다는 행복감에 젖어있었습니다. 하지만!!! 교육청에서는 정보 시수가 부족하다며 정보 순회를 보내 달라 요청했고, 순회 명단에 제가 적혀 온 그날 저희 학교는 학생 수 증가로 한 학급 증원을 통보(?), 제안받았습니다.
덕분에 본교에서만 16시간 + 순회 4시간을 받아버린 저는 그날 교무실에서 한참을 울었던 거 같습니다. 심지어 정보 시수가 부족하다고 저에게 순회를 요청하셨지만, 순회 4시간을 창체로 받는 학교에 배정한 상황이 너무 억울하고 또 억울했습니다. 다행히 교감 선생님이 열심히 항변해 주셔서 학교 근처 + 2시간 정보 순회 + 본교 16시간으로 확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저희 학교는 학급 증가로 순회가 필요 없어진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빠지는 건 안 된다며….) 하지만 그래도 4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든 것 자체가 저는 너무 기뻤습니다. 왜냐면 순회 학교에 2명의 교사가 배정받았거든요. 때아닌 정보 교과 협의….. 평가 계획 협의….겨울방학과 여름방학 때에는 다른 선생님과 만나서 활동지 만들고, 평가 계획을 짜던 상황이 억울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첫 교과 협의라 재밌기도 했던 거 같습니다.
프레첼이 생각하는 순회의 고충
1.
담임을 겸하는 경우 복귀하면 학폭 등의 사안이 터져있다 + 일주일에 두 번씩 조회를 부탁해야 하면 학년 부장님께 매우 매우 죄송해진다. → 근데 힘든 반이면 또 오전에 순회 갔다 오는 게 즐거울 때도 있다 ^^ → 그래도 순회 날 무조건 본교 복귀해야 하는 건 좀 힘들다….
2.
컴퓨터실이 엉망진창인 상태로… 대청소부터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저는 심지어 볼마우스를 봤어요🫠)
3.
순회 학교는 주 1단위인데, 중1이면 세특을 100%로 다 적어야 하며, 총 17회 (그마저도 학교 행사로 날라가기 부지기수) 안에 세특 쓸 활동도 해야 하고, 수행 평가도 해야 한다.
4.
무엇보다 본교에서 나는 외딴섬, 순회교에도 나는 외딴섬... 너무너무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