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정신없이 바쁜 3월 무사히 보내셨나요? 새로운 학생들과의 수업도 잘 시작하셨고 컴퓨터실도 어느 정도 정리되었길 바랍니다.
그런데 수업하시면서 난감한 질문을 받은 적은 없으셨나요? 그 질문이 선생님을 힘빠지게 하진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생각할 때 ‘이렇게 대답할 걸…’ 하는 후회도 들고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그럴 땐 이렇게!! 난감한 질문에 대해 100% 완벽한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런 경우 저는 이렇게 대응하곤 했습니다.
“선생님 정보는 왜 배워야 해요?”
정보 교과가 관심을 받는 요즘 힘이 납니다. ^^
하지만 학교에서 입시를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바뀌는 산업 구조와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에 대한 주제는 너무 먼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고3 교과과정에 정보 과목이 있었고 첫 해에 이 질문을 받았을 때에는 대답하기가 난감했습니다. 학생들은 컴퓨터실에 내려가는 것조차 귀찮아 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고3 과정을 한바퀴 경험해 보니 입시가 보였습니다.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 했습니다.(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답은 아직….ㅜㅜ)
”정보는 너희들의 전공 적합성을 보여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과목이야. 그렇기 때문에 배워야 해.”라고 답해 줍니다. 그리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1.
컴공, 전자, 기계 등 공학 계열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코딩은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 능력임을 강조하고 3학년 1학기에 프로그래밍 실습에 집중했습니다. 프로젝트 수행평가로 자신의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여 맘껏 능력을 쏟아 붓도록 하고 생기부에 적어 주었습니다.
2.
아두이노, 보안, 영상 제작 등 특강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운영하였습니다. 3학년을 위해 1학기에 집중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학교 프로그램과 연계해서 생기부에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최대한 기록해 주려고 했고 이런 프로그램은 정보 시간에 다 가르치기 힘든 내용을 보충해 줄 수 있는 효과와 ‘정보 관련 프로그램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인식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수업을 제가 직접 다 할 수 없어서 강사님을 모시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아두이노는 키트를 사면 교육 프로그램도 같이 제공하는 곳에 전화해 스케줄을 조정했고 디지털 미디어는 광고, 미디어를 전공하신 분께 영상 편집을 부탁드렸습니다.
학교 근처 도서관에 전화해서 학생들이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도서관에서 초등학생들 대상으로 주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때 강의를 개설하면 된다는 안내를 받아 학생들이 커리큘럼을 짜고 실제로 블록으로 연습도 하면서 준비했습니다.
도서관에서도 학생들이 강사가 되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관심이 많았고 성실히 잘 준비하도록 학생들을 지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 학기 동안 공부한 내용을 맘껏 만들어 보라고 운영한 프로그램입니다. 필요한 키트도 직접 찾아보고 계획서에 제출하도록 하여 팀별로 키트를 다른 것으로 사 주었습니다. 아두이노가 아닌 팀은 책을 사 주었고, 드론으로 영상을 찍어서 편집하고 싶다고 한 팀은 드론을 사 주었습니다. 우리 팀만의 장비로 활동을 하니 학생들의 몰입도가 높았던 프로그램입니다.
동아리 학생들이 직접 섭외한 대학교 탐방도 갔습니다. 버스를 대절해 동아리 시간에 학생들을 데리고 다녀왔는데, 학교에서 제공하는 투어 프로그램으로 교정을 돌았고 학교 특색, 전공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날씨 좋은 날, 일과 시간에 대학교 교정을 둘러보는 것 만으로도 학생들이 행복해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노트북 어떤 거 사야 해요?”
비슷하게 “노트북이 고장났어요. 고쳐주세요.”도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1.
노트북 어떤거 사야해요? ⇒ “다나와”에 있는 부품이 무엇을 말하는지 조사해 보는 것을 수업 내용으로 넣었습니다. 금액도 정해 주고 직접 골라보라고도 했어요. 직접 찾아보도록 합니다.
2.
노트북 고쳐주세요.. ⇒ 저는 재부팅을 해 보고, 응용 프로그램을 정리해 보라고 합니다. 그러고 나선 A/S에 전화해 보는 게 가장 빠르다고 이야기해 주지요.
선생님들 중 잘 골라 주시거나 뚝딱 뚝딱 고쳐 주시는 분도 계실 듯 합니다.
“선생님은 왜 IT 회사에 취직하지 않으셨어요?”
이 질문은 어쩜 기다려지는 질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너희를 가르치고 싶어서지~
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좋아. 너희랑 함께 있는 게 제일 좋아!!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질문이 아닐까 합니다. ^^
“선생님 해킹할 줄 아세요?”
남학생들이 주로 하는 질문입니다.(에휴)
솔직히 말합니다. 모른다고 합니다. ㅎㅎ
(혹시 할 줄 아시나요? ㅎㅎ 아시는 선생님들은 이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하시는지 궁금해 집니다.)
여기서 멈출 수 없지요.
블록 체인과 암호화 관련 자료와 영상을 보여 주어 자연스럽게 수업으로 끌고 갑니다.
짧은 영상을 보고 나면 분위기는 차분해지고 수업하기 좋은 분위기가 되어 있지요. 그러면 마저 수업을 이어 나갑니다.
당황스러운 순간도 있었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질문하면 그에 대한 답을 해 주는 과정은 즐겁습니다. 교실에서 수업하면서 학생들 보며 힘을 얻기도 하고요.
맞지요? ^^/
짧은 글 읽으시면서 잠시 휴식이 되었길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