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쌤은 경기도 소재의 중학교 1학년 담임 교사로서 자유학기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지난 학년도까지는 자유학년제로 운영되다가 2024학년도부터는 자유학기제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자유학기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도넛쌤의 학교는 자유학기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소개하려고 합니다.
1. 자유학기제란?
자유학기제는 학생의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기르기 위해 한 학기(1학년 1학기) 동안 지식과 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 참여형 수업과 이를 연계한 과정 중심 평가를 강화하며,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자유학기 활동을 편성하고 운영하는 교육 과정입니다. 학생들이 결과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내신에서 자유롭고, 자신의 진로에 대한 탐색을 통해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제가 있는 학교는 비평준화여서 학생들이 내신에 민감한 편인데, 지난 1년 반 정도 자유학년제 & 자유학기제를 경험해 보니 학생들이 평가의 압박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펼칠 수 있겠다고 몸소 느낀 것 같습니다.
저희 학교에서 자유학기는 교과 수업과 자유학기 활동(주제선택 활동, 예술체육 활동, 동아리 활동, 진로탐색 활동)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의 2024학년도 1학년 1학기 시간표입니다. 한 주에 10시간(전체의 1/3)을 자유학기 활동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저희 학교에서 제가 경험한 부분들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2. 운영사례
[교과 수업] - [정보 수업]
저는 자유학기제에서 평가가 내신 성적에 반영이 안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보 수업 대부분의 수행평가를 모둠 활동 프로젝트로 진행했습니다. 지난 1년 반을 되돌아보면, 학생들이나 교사인 저나 평가 점수가 내신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서로 부담 없이 모둠 프로젝트 수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정보쿠키 글([수업 사례] 우리 반 SNS 규칙 만들기)의 모둠 활동 수행평가도 점수에 얽매이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점수에 신경을 쓰지 않으니, 학생들의 참여 과정 및 결과를 관찰하여 서술하는 데 초점을 둘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자판기 알고리즘 만들기 수행평가를 진행했었는데, 추후 기회가 된다면 공유해 보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초급 교사로서 모둠 프로젝트 수업에 도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수업에서 공정하게 평가 점수를 매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물론, 저 혼자 평가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자기·동료 평가의 결과를 평가 점수에 반영하여 평가의 객관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자유학기 활동] - [예술체육 활동]
저희 학교의 예술체육 활동은 1학기를 2개로 나눠서 1기에는 예술, 2기에는 체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기와 2기에서 예술 및 체육 활동은 한 번씩 꼭 선택해야 하는데, 아래는 저희 학교의 예술체육 활동 목록입니다.
저는 예술 활동 중 보컬 지도 교사를 맡고 있는데요, 보컬의 기술적인 부분은 제가 직접 지도하지는 않고 전문 강사님이 오셔서 진행해 주시고 계십니다. 그래서 담당교사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버스킹을 생각하고 추진해 보았습니다. 학교 안 중앙 정원에서 깜짝 공연을 했는데요, 참여 학생들과 관람 학생들 모두 만족하는 뜻깊은 행사였던 것 같습니다.
버스킹 행사를 저는 다음과 같이 준비하였습니다.
1.
학교 방송부 장비 지원
방송부 담당 선생님께 학교 중앙 정원에서 버스킹을 할 수 있도록 장비를 요청했습니다. 저희 학교는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음향 장비가 있어서 마이크 송출과 MR 송출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2.
교내 홍보
참여 학생 중 정보 수업을 듣는 친구들이 있는데 지난 수업([수업 사례] 우리 반 SNS 규칙 만들기)에서 캔바를 활용했기 때문에 홍보물을 직접 만들어 보게 했습니다. 날짜, 시간, 순번별 팀명, 노래명 등을 전달하니 예쁜 포스터를 잘 만들더군요. 이렇게 만들어진 포스터를 활용하여 홍보하였습니다.
3.
행사 진행
질서
저는 질서에 큰 신경을 썼습니다. 물론 공연하는 친구들이 좋은 경험을 갖는 게 제일 중요하지만, 관람하는 학생들의 예절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저희 반 학생들을 앞뒤로 배치하여 학생들이 그 뒤에 차례대로 앉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저 혼자 준비하고 있으니 버거워 보였는지 여러 선생님들이 도와주시러 나왔습니다.^^ 그리고 방송부에서 장비 제어, 학생자치부에서 질서 유지를 도와주었습니다.
진행
제가 처음과 끝에만 MC를 맡고, 나머지 공연 진행은 학생이 담당했습니다. MC를 맡은 학생은 말을 잘하는 학생이라 수업 시간에 유심히 봐 두었다가 제안을 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더 잘하더라구요. 저는 추가로 무대로 올라가기 전 팀원들 멘탈 관리를 해 주었습니다. 마이크 사용 방법이나 무대 동선을 체크하고 “재미있게 즐기자”, “준비한 만큼만 하자” 등의 격려 멘트로 학생들의 긴장을 풀어 주었습니다. 첫 팀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니 학생들이 몰려들었고, 질서 계획을 세워두었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잘 진행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
행사를 마친 후 몇몇 학생들이 공연에서 노래 부른 학생들을 놀려서 학생이 운 일이 있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이런 일이 있으니 너무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담임 선생님들께 메시지를 드렸습니다. 혹시나, 열심히 공연한 학생들의 노고가 헛수고가 되지 않도록 아래와 같이 메시지를 드렸어요.
(메시지 전문, to 담임T)
안녕하세요.
예술체육 보컬 지도교사 OOO 입니다 :)
오늘 점심시간 보컬 버스킹 뜨거운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mbti J인데, 너무 계획이 없었어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무사히(?) 끝난 것 같습니다. ㅎㅎ
다름이 아니라, 오늘 공연 중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요. ㅠㅠ
담임 선생님들, 교과 지도 교사 분들의 후속 조치가 필요할 것 같아서 메시지 드립니다!!
(부담없이 조·종례 시간, 교과 시간에 잠깐 이야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1.
공연한 친구들에 대해 어떠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내지 말기!
오늘 공연은 보컬 학생들이 2달간 예체 수업 시간에 연습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아직 1학년 학생들이라 마음이 약하니 부정적인 여론에 힘들어 할 수 있습니다.
2.
공연한 친구들에게 응원해 주기!
오늘 예체 시간 (6,7교시)에 학생이 울고 있더라구요.
엄청 잘하는 학생인데, 오늘 부정적인 여론으로 힘들어 하더라구요. ㅠㅠ
3.
3번 공연팀 영상을 찾고 있습니다.
싱송생송팀이 부른 폰서트(10cm)라는 곡 영상을 촬영하신 교직원 분들께서는 저에게 보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응원 와주신 선생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ㅎㅎ
학교에게도 저에게도 너무 특별한 경험이었네요!
이제 5월인데, 화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OOO 드림.
다음에도 이런 행사를 진행할 건가요?
네! 저는 이번 방학 전 학교 자율 과정 주간에 버스킹 2탄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이번에는 체육관에서 보컬 1팀과 2팀의 연합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학생들의 이런 공연 경험이 자신의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해서요! ^^
[자유학기 활동] - [동아리 활동]
동아리 활동은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운영하는 보통의 동아리와 스포츠를 합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래는 저희 학교 1학년 1학기 스포츠 클럽 현황입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동아리에서 저는 프로그래밍 동아리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1~3학년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 동아리는 자유 학기만의 동아리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스포츠 동아리에서 저는 농구를 맡고 있습니다. 농구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동료 교사의 도움으로 재미있게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도 저도 만족도가 높은 수업인 것 같아요!
농구 수업은 다음과 같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1~3주차는 3:3 게임 진행, 기본기 훈련
골대 6개 중 5개는 3:3 게임 진행을 하고, 1개는 기본기를 배우고 싶은 학생들에게 제가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3주차가 끝나는 시점에 대표 학생 3명을 뽑고, 팀을 짜게 했습니다.
4주차부터는 풀코트 게임 진행
3팀 중 2팀은 경기, 1팀은 관전 및 심판을 보게 했습니다. 풀코트 게임을 하니 실력을 뽐내는 학생들이 많이 있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여학생들도 1명씩 참여하여 농구라는 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비가 오면 어떻게 하나요?
이번에 제가 담당하는 수요일 4교시는 비가 한 번 왔습니다. 그래서 그날은 농구와 관련된 만화를 시청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자주 보던 만화였는데, 학생들도 재미있게 보더라고요!
날씨가 더우면 어떻게 하나요?
6월 중순은 정말 덥더라구요. 무려 35도! 그렇게 재미있게 밖에서 농구하던 학생들도 들어가자고 할 정도였어요. “영화를 볼까요? 체육관에서 3:3 미니 게임을 할까요?” 라고 질문을 했는데, 학생들은 체육관에서 농구를 하고 싶어 했어요. 농구에 대한 열정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한 것 같습니다.
[자유학기 활동] - [진로탐색 활동]
진로 탐색 활동 : 강점 찾기 활동
사설업체와 협업하여 학생들의 강점을 찾아보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45분 동안 학생들이 자신의 강점에 대해 설문을 하고, 그 결과는 이후에 결과지로 배부되었어요. 그리고 업체에서 와서 연수를 하여 결과를 해석하는 방법, 활용 방법에 대해 안내해 주었답니다. 생기부 진로 활동에 쓰면 좋을 내용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진로 체험 활동
학교에 계신 진로 선생님이 다양한 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보통 선착순으로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울 때가 많았는데요.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직업인 제빵사, 군인 등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유학기 활동] - [주제선택 활동]
제가 운영한 주제선택 활동은 아니지만, 동료 교사분은 블록 코딩을 주제로 했습니다. 1~2주에 한 번씩 교과 협의회를 하면서 이야기해 보면, 준비하는 데에 어려움은 있지만 엔트리 작품 만들기, 마이크로비트 작품 만들기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주제로 수업을 구성해 운영하고 계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