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초코쌤입니다.
2학기가 시작되어 바쁘시죠? 푹 쉬시고 나서, 학생들과 2학기 수업을 한참 진행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해마다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거나, 가르쳤던 학생들을 2년째, 3년째 가르치는 경험을 하고 계실 텐데 선생님들은 이럴 때마다 학생들을 위한 어떤 고민을 가지고 계신가요
저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더 쉽고 재밌게 가르쳐서, 자신의 꿈에 다가가게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합니다. 그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해 준 고마운 학생과의 성공스토리(?)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로 만나 볼 학생은 저와 2019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나 2021년 졸업까지 제가 쭉 지도한 학생입니다. 아래 인터뷰를 보시기 전에 이 학생과 정규 수업으로 마주한 것은 고1 때뿐이라는 점 참고해 주세요.
2019년인 1학년 때 집중이수로 정보 과목 3시간 수업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2020년인 2학년 때는 과목이 없어서 제 개인 번호를 알려주고, 공부하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많이 물어보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수업 외에 학생과 꾸준히 교류하며 많은 PS 문제를 풀게 했고, 주말, 새벽에도 질문하고 답하며… 같이 NYPC 대회 공부도 했었습니다.
2021년인 3학년 때는 이런 학생들을 위해 정보과학이라는 과목을 교육과정에 편성하였으나, 아쉽게도 학교의 사정으로 개설하지 못해 늦게라도 정규 창체동아리를 함께하며 짧은 시간 동안 굉장히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자! 이제 초코쌤이 아끼는 제자와의 인터뷰를 보시죠~!
자기소개 먼저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최정환입니다. 학과의 경우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전산학을 복수전공으로 졸업할 계획에 있습니다.
일반대학과 카이스트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 같나요?
제가 생각했을 때 일반대학과 카이스트의 다른 점은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1학년 때 무학과이기 때문에 1년 동안 여러 학과의 과목들을 들어보고 자신과 맞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고, 또 선택했던 학과를 자유롭게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일반대학에 비해 카이스트가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과 선택의 자유로움 이외에도 학교의 지원을 받아 창업하거나 해외 유학을 다녀오는 선배들도 많아 계획의 자유로움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학과를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현재 제가 주전공으로 속해 있는 학과는 반도체시스템공학과인데요, 원래 제가 학교에 들어오며 희망했던 전산학부와는 다른 학과입니다. 제가 이 학과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조금 복잡한데, 카이스트에 입학하여 여러 과목을 수강해 보니 전산 관련 과목들도 흥미롭고 재밌었지만 새롭게 접해보는 회로와 관련된 내용들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고, 전기전자공학부와는 다르게 매달 80~120만 원의 장학금 지급 및 기숙사비 지원, 졸업 후 삼성 입사 보장, 해외 유학 기회 제공 등 매력적인 장점들이 많은 학과여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2학년으로 진급할 당시,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선택할 경우 타 학과로 전과가 가능하지만, 타 학과를 선택하게 될 경우 다시 반도체시스템공학과로 전과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서도 제가 원래 배우고 싶어 했던 내용인 전자공학을 위한 프로그래밍 구조, 전기공학을 위한 고급 프로그래밍 기술, 시스템 프로그래밍, 컴파일러 설계 등 다양한 전산 과목들을 전공과목으로 설정하고 있어서 전체적인 커리큘럼을 따라가며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 무엇을 배우고 있나요? 가장 재미있었던 수업은 무엇이었나요?
사실 제가 아직 전공과목을 많이 수강한 것이 아니라 자세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일단 저희 학과에서는 기초 학문과 더불어 반도체시스템에 필요한 인공지능, 회로 설계, 소자, 시스템 소프트웨어에 대한 심도 있는 교육을 한다고 소개하고 있으며, 전공과목은 전자 ,전산, 물리, 화학 등 다양한 과목과 연관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가 들었던 과목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수업은 회로이론인데요, 전공 강의 중에서 기초적인 수준의 강의지만 전반적인 회로에 대해서 처음 접해보는 강의여서 재미있게 수강했습니다.ㅎㅎ
이 학과의 전망은 어때요?
저희 학과는 2022년에 신설된 학과라 아직 정보가 많이 없긴 하지만, 미래 지향적인 수업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전망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보 과목에는 언제부터 흥미를 가지고 제대로 공부하게 되었나요?
제가 정보 과목에 흥미를 가지 된 건 고1 때부터였습니다. 처음에 스크래치를 배울 때에는 딱히 흥미를 느끼지 않았는데, 파이썬이라는 언어를 접하고 나서부터는 정보가 재밌어졌습니다. 파이썬 언어를 통해서 다양한 로직을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직접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힘든 점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나요?
고등학교 때 선생님과 함께 코드업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문제를 풀면서 프로그래밍 언어 관련 지식이 부족했던 저는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아주 많았습니다.
우선 계속 시도하려 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갔습니다.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쌓아갔고, 어려웠던 개념이 다시 찾아왔을 때는 빠르게 풀 수 있게 되어 재밌었습니다.
힘들었던 점은 아무래도 당시 제 주변에서 프로그래밍과 관련하여 도움을 주실 수 있던 분이 이준용 선생님밖에… 없었기 때문에 선생님이 바쁘셔서 가끔 어려운 내용들을 못 가르쳐 주실 땐 오래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ㅠㅠ
하지만 이준용 선생님의 좋은 가르침을 통해서 제가 이렇게 카이스트에 오게 된 것 같습니다.ㅎㅎ 이후 카이스트에 와서 프로그래밍 강의를 들을 때, 코드업과 비슷한 elice라는 수업 사이트에서 문제들을 풀며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때 꽤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수업을 수강하며 힘들었던 점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언어가 파이썬이라는 점은 좋았지만, 대부분의 문제들이 시각화된 기본적인 세팅을 기반으로 블랙잭 프로그램을 구현하거나 사진 왜곡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문제들이었는데 풀었다라고 생각하고 프로그램을 실행했을 때 잘못된 결과가 나오면 300줄 정도 되는 코드를 살펴봐야 했기에 대체 어디서 틀린 건지 감을 잡기 어려워서 힘들었고, 테스트 케이스 10개 문제 중 8개만 맞은 문제를 아무리 살펴봐도 예외의 경우가 보이지 않아 힘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힘든 점들은 시간이 해결해 주긴 했습니다..ㅎㅎ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학업이나 다른 과목에 영향 미친 부분이 있나요?
프로그래밍이 다양한 과목들에 전반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했던 활동들을 기반으로 말씀드리자면 화학과 관련해서는 일정 부피 속에 들어있는 분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프로그램을 구현했었고, 물리와 관련해서는 물체는 압축시키는 프로그램, 생명과학과 관련해서는 DNA의 구조를 시각화해 보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활동들을 하다 보니 양 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져서 좋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농어촌 인문계에서 학교 생활을 하거나 공부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었나요?
요즘은 인터넷 강의가 잘 되어 있어 어느 정도의 교육 격차를 줄일 수 있지만 농어촌 지역에서 학교생활을 할 때는 명확한 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 있는 것은 고등학교 재학 당시 정보 관련 과목이 추가로 개설될 수 있었는데 수강 인원 부족으로 개설되지 못했던 것입니다... ㅠㅠ 또한 비슷한 관심사를 갖고 있는 친구, 선후배들도 매우 적어 함께 발전을 도모하는 기회도 많지 않았습니다.
카이스트에 입학하여 과학고와 영재고 출신 친구들의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고 나니 우리나라에 교육 격차가 이 정도로 컸을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동안 배웠던 수학 과목을 어느 과학고, 영재고에서는 1학년 때 끝을 내고, 대학교 과목들을 미리 수강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인문계 고등학교에 간 것을 약간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어떤 활동을 했는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했던 활동들은 제 진로와 관련된 책 읽기, 앞서 언급했던 다양한 과목들과 정보 과목을 연관 지어 활동 해 보기, 프로그래밍 관련 활동 해 보기, 생활기록부를 보며 면접 준비하기 등 입시와 관련된 활동들을 주로 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과목과 연관 지어 활동해 본 것을 예로 들자면, 언어와 매체 과목에서는 디지털 격차와 관련된 발표를 했던 것 같고, 미적분에서는 경사하강법과 관련된 발표, 화학, 생명과학, 물리학의 경우 앞서 언급 했던 활동들을 했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손바닥만한 자율주행자동차를 프로그래밍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아직 제 컴퓨터 작업 표시줄에 쥬피터 노트북이 남아있어서 이걸 볼 때마다 기억이 나는데, 사실 당시 코딩을 잘해서 자동차가 원활하게 움직였던 것도 아니었고,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도 아니지만 그 자동차는 제가 프로그래밍을 하여 볼 수 있었던 결과물 중에서 처음으로 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것이 아닌 실제 물체였기 때문에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당시 선생님께서 저에게 따로 빌려주셔서 더 오랜 기간 쓸 수 있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ㅎㅎ
어떤 활동들이 입시에 도움이 되었나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모든 활동이 입시에 도움이 되었고, 가장 큰 하나를 꼽자면 파이썬과 관련된 활동들인 것 같습니다. 입시의 경우 한 분야에 대해서 깊은 지식을 갖고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vpython과 같 파이썬에서 한층 심화된 활동들을 하다 보니 면접에서도 할 말이 더 많아져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것은 매년 개최되었던 정보 관련 대회였습니다. 상장을 매 학기 1개씩만 올릴 수 있게 바뀐 정책에서 어떤 상장을 넣을지가 중요해졌는데 정보 관련 상장들을 싹 넣으니 그럴싸한 생기부가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
그러면 생기부를 준비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3년을 준비했나요?
제가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다른 과목과의 융합이었습니다.
애초에 정보 과목을 수강하기 전에는 의사라는 진로를 가지고 있었고, 의사와 관련된 내용들이 1학년 생활기록부에서 조금씩 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 바뀐 진로에 대한 진정성이 더욱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했고, 조금이라도 더 제 진로에 진심이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다양한 과목들에서 연관된 키워드들이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며 최대한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던 것 같습니다.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대입이란 게 엄청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봐도 그때만큼 밀도 있는 가르침을 얻었던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좀 더 좋은 대학에 가야지라는 마음가짐보다는 하나라도 더 배워봐야지라는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자연스레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화이팅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해주세요.
사실 지금의 저는 매우 자유로운 상태라서...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현재 학과에서 타 학과로 전과를 할 수도 있고, 어느 날 해외로 유학을 가서 해외에서 지낼 수도 있고, 창업을 할 수도 있고, 취업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지 저는 미래에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예정입니다.
여러분들도 후회 없는 고등학교 생활 재밌게 즐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재밌게 보셨나요?
선생님들은 어떠실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제 교육 방향이 맞나 항상 의심하며 고민했었는데…
이 학생을 3년 동안 지도하면서 나온 결실이 너무 자랑스러워서 그 누구보다 기뻐하고,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를 통해 제가 추구하는 방향이 맞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학생을 지도하는 것에 정답은 없지만 선생님들에게 이 글이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선생님들 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