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1인 1과제 프로젝트는 저에게도, 학생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어떻게 지원해야 할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과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가며 이 프로그램이 가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체계적인 프로젝트 운영을 위한 시행착오
3월에 시작되는 우리 학교의 1인 1과제는 명확한 단계별 과정을 통해 운영됩니다. 우선 학생들에게 연구 주제 선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4월 첫째 주에 연구계획서를 제출받았습니다. 이후 매월 정기적인 면담을 통해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며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우리 학생들의 빛나는 성과들
지난해 진행된 프로젝트 중 특히 인상 깊었던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실시간 날씨 데이터를 활용한 예보 서비스 평가"
4월 초 두 학생이 제출한 계획서에는 전국 모든 기상 관측소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기상 예측 알고리즘까지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담겨 있었습니다. 매월 진행된 면담을 통해 현실적인 범위로 조정해 나갔고, 결과적으로 6개 주요 지역의 예보 정확도 분석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수정했습니다. 이렇게 범위를 좁히자 오히려 더 깊이 있는 분석이 가능해졌고, 오렌지3 알고리즘을 활용한 데이터 시각화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국민신문고를 통해 실제 기상청에 전달하는 적극성까지 보여주었습니다.
2. "인간의 뇌를 모방한 인공신경망을 통한 정상인과 알츠하이머 환자 비교"
의료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처음에 완전히 새로운 알츠하이머 진단 알고리즘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월별 면담을 통해 현재의 기술과 데이터로 가능한 범위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쳤고, 기존 MRI 데이터를 활용한 비교 분석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학생은 데이터 전처리부터 모델 평가까지 체계적인 연구 방법론을 익히며, 실제 의료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현실적인 제안을 도출해 냈습니다.
.png&blockId=d06d0e9a-95f2-457a-904a-75f9b2cf1d01)
3. "너의 MBTI는"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로그램 개발에 진심인 학생은 독학으로 MBTI 기반의 소셜 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습니다. 이 학생의 초기 계획서에는 AI 기반 성격 분석과 추천 시스템까지 포함된 복잡한 기능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월 면담을 통해 웹 개발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학습하며 계획을 수정했고, 결과적으로 FastAPI와 MongoDB를 활용한 백엔드 구축, JWT 토큰 기반의 보안 시스템 구현, Jinja 템플릿 엔진을 활용한 프론트엔드 개발까지 기본에 충실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완성했습니다. 처음 접하는 기술들을 독학으로 습득하고 실제 서비스까지 구현해 내는 과정에서 보여준 끈기와 열정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png&blockId=67fd87a7-aec1-4538-b4a0-e52cc9a8b87e)
.png&blockId=111537f0-56fd-43b4-80b6-5969e7dd0aae)
4. "Unity를 활용한 게임 제작"
애니메이션에 관심 있는 학생은 처음에 3D 액션 게임 개발을 목표로 했습니다. 하지만 Unity를 처음 다루는 상황에서 이는 너무 큰 도전이었습니다. 면담을 통해 2D 게임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했고, 학생은 먼저 간단한 '똥피하기 게임'을 만들며 게임 개발의 기초를 다졌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테트리스' 개발에 도전하여 더 복잡한 알고리즘 구현과 인터페이스 설계까지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png&blockId=408c665a-c29d-4ea7-ae9a-c7f9ad274870)
교사로서의 고민과 성장
저에게도 첫 시도였기에 무엇보다 큰 고민은 학생들의 다양한 프로젝트 주제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였습니다. Unity를 활용한 게임 개발, FastAPI와 MongoDB를 활용한 웹 애플리케이션 구축 등 제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기술들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매월 진행된 면담에서 저는 기술적인 조언보다는 학생들의 계획을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필요한 학습 자료를 찾을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때로는 학생들에게 모르는 것을 배우기도 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첫 해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점은, 학생들이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가 되었더라도 자신의 힘으로 완성해냈다는 것입니다. 과도한 계획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깊이 있는 학습과 성취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발전된 형태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새로운 도전과 배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지금부터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