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펭귄쌤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현직 교사를 위한 주제가 아니라 예비 교사를 위한 주제로 찾아왔습니다. 바로 임용고시 2차 시험 준비 관련인데요, 어쩌다 정보쌤 매거진을 알고 있는 예비 교사분은 많지 않겠지만, 꾸준히 매거진을 읽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최대한 도움을 드리고자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임용고시 2차 도움을 드리려고 유튜브에 몇 가지 영상을 올렸던 적도 있어요! 노량진 학원가에서 임용고시 강사 제의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물론 학교에 남아있지만요 
요즘 출제되는 문제를 보면 제가 합격했던 오래 전보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조건들이 늘어났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좀 더 어려워진 듯 하더라구요. 그렇지만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는, 제가 느꼈던 여러 가지 법칙들이 있으니 잘 읽어보시고 시험 준비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1. 연습 시간은 2차 점수와 정비례한다
저는 2차 점수가 잘 나왔습니다. 현재 부업으로 임용고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라, 현장에서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점수지만, 당시 98.05점으로 상위권의 점수를 받고 합격했는데요.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냥 연습을 많이 했어요.
제가 뭐 특별히 잘나서 좋은 점수가 나온 거 절대 아니구요. 그냥 좋은 점수가 나왔던 원인은 ‘남들보다 더 연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게으름 피운 적도 많은데 그 시간에 연습했으면 더 좋은 결과를 받았을 거라 생각해요.
처음 2차 연습 시작했을 때는 수업실연 5분 하는 것조차 부끄러워 미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시간 채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양치하면서도, 자기 전에도 한 번씩 시뮬레이션 돌려보고 하니까 실력이 빠르게 늘더라고요.
이건 팁인데, 자투리 시간을 쪼개서 공부할 만한 시험은 아니지만, 혹시 너무 못 해서 스트레스받으시는 분이라면 자기 전,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씩 시뮬레이션을 돌리거나, 칠판은 없더라도 구두로 수업실연이라 생각하고 연습해 보시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이게 실력 정말 빨리 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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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할 때 기억나는 게, 제가 생각보다 남들이 신경 안 쓰는 이상한 디테일(?) 같은 것들을 잘 보더라고요. 그런 장점을 살려 부족한 점을 하나하나 보완해 나간 것도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
2. 지금부터 나는 교사다
이거는 정말 매년 조언을 구하시는 분들에게, 마인드 제대로 갖추라고 매번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당신은 내년 3월부터 직장인입니다. 이미 합격하셨습니다. 그러니까 2차 준비할 때의 마인드는 더 이상 자기가 대학생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이미 교사가 됐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수능 시험 끝난 고3이 아닙니다.
대학생의 관점에서 ‘실수해도 좋게 봐주겠지?’ 같은 나이브한 생각을 가지고 수업실연이나 면접 문제에 답변할 것이 아니라, 내가 현장 교사라면 어떻게 수업실연을 하고, 어떻게 면접 문제에 답변할 것인지 이제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2차 시험장 간다는 것 자체가, 경쟁률이고 난이도고 다 떠나서 국가에서는 ‘당신이 교사가 될 자격을 반쯤 인정해준 것’이니까요. 당당하게 행동하세요.
그리고 시험장에서 보이는 비언어적 태도도 마찬가진데요. 보통 만능틀에 많이 집착하는 수험생이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반대로, 태도가 먼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거기 앉아 있는 채점관들 입장을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 내가 부장이고 새로 들어온 신규 계원한테 일을 시켜요. 그런데 일을 줬더니 젠지스테어로 빤히 쳐다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런 건 부장님이 하셔라’ 다시 돌려주는 계원이면 일을 하고 싶을까요?
거기 앉아 있는 분들도 현장에서 많은 좋은 교사, 나쁜 교사들 다 접하고 앉아계신 분들이거든요.
그래서, 내가 조금 잘못해도 덜 깎이고 점수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좋은 느낌(Good vibes)을 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최대한 나이스한 사람, 신규여도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시고, 남은 기간 동안 자신의 모습을 잘 갈고 닦아나가시기 바랍니다.
3. 2차 채점관 운, 그냥 좋을 거라 생각하자
혹시 고사실 편차라고 들어보셨나요? 특히 초등에서 많이 벌어지는 일인데, 여기는 시험이 끝나면 초등교사 임용고시 카페 같은 데 모여서 점수 평균을 내거든요. 그러면 특정 고사실의 점수가 유독 낮은 일이 매년 나오고, 그런 것을 고사실 편차라고 표현합니다.
저는 고사실 편차가 아예 없다고 말씀을 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100% 없는 건 불가능한 시험이에요. 2차는 사람이 채점하는 것이고, 아무리 여러 명의 사람들이 들어가서 최대한 공정성을 확보하려 할지라도, 유독 깐깐한 사람들이 모인 고사은 있는 법이니까요.
그러나, 그런 운이 나쁜 케이스들을 생각하고 2차 준비하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결국 2차 시험장에 들어갔을 때 선생님에게 점수를 주는 것은 누구일까요? 바로 거기 들어가 있는 2차 시험 채점관들입니다.
그냥 나는 운이 좋다고 생각하세요. 괜히 ‘내가 운이 나빠서 이상한 채점관 만나서 깎이면 어쩌지?’ 같은 불안감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괜히 그런 생각 하다 보면 채점관이 하품하거나, 인상을 잠시 찌푸리는 상황에 과도하게 예민해지게 됩니다. 그러면 긴장되는 시험장에서 자신의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게 됩니다.
평소 실력의 80%만 발휘해도 1차 커트라인이 2차 뒤집고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라 생각합니다. 현장 가 보면 정말 생각보다 더 긴장해서 그르치는 선생님이 많습니다. 운 좋다고 믿으세요.
이 글을 읽는 선생님은 운이 좋습니다.
4. 2차 면접 강의는 특정 목적이 아니면 돈 낭비
제가 임용시험을 준비할 때와 비교해 보면, 2차 강의를 주로 하는 노량진 강사님들이 상당히 늘어난 모양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런 강의를 너무 많이 듣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수험생일 때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2차 강의를 듣기는 했었어요. 그런데, 그 강의를 들은 목적은 ‘노량진에서 2차 스터디를 구하기 위함’이 었습니다. 기출문제는 어차피 면접책에 있으니까 2차 강의 안 들으러 가도 됩니다. 노량진 2차 강사님들도 특별한 비법은 별로 없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도움이 되실 겁니다. 임용 2차 시험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모를 때 듣고 나서 안심된다면야 듣는 게 낫죠. 그러나 요즘 면접책이 워낙 잘 나와있고 설명도 잘 해주구요. 수업실연은 이해가 가지만, 특히 면접 같은 경우 강의 듣는 것처럼 시간 낭비, 돈 낭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2차 준비를 시작하면 시중에 잘 만들어진 면접 책 하나만 제대로 소화하기도 벅차고, 자체 출제 지역인 서울이나 경기의 경우 해당 교육청의 시책을 외우고 면접 답변에 녹여내는 것도 굉장히 버거운 일일 거에요.
강사가 설명은 잘 해줄 수 있지만, 결국 답변하는 건 선생님이기 때문에 ‘선생님의 것’이 될 정도로 체화하셔야지, 그렇지 않고 1차 들을 때처럼 적당히 강의 들으면 해결되겠지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2차 면접은 어떻게 보면 1차보다 인출이 더 중요한 시험입니다. 결국 점수는 당일날 선생님의 입에 달려 있어요. 여러 강의를 고민할 시간에 2차 면접책 1회독 더 하는 게 이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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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강의가 최악이란 건 아닙니다. 수업실연 관련해서 강의를 한 번 들어보는 것은 괜찮다 생각합니다. 이게 진짜 처음 수업실연 임하는 분들은 괜히 무섭고 공포스러울 수도 있거든요. 그런 부담을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수업실연 복기한 자료들을 강사들이 갖고 있는데, ‘기출문제’만큼 좋은 학습자료는 없습니다. 영어과는 루이스 같이 유명한 기출문제집이 있지만 정컴은… 없으면 어떻게든 기출 구해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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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직을 나가서 후임 양성에 힘쓰시는 현직 교사 출신 강사님들이 많은데요. 죄송하지만 이 분들의 현장 감각은 교직을 그만두실 때와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2차 준비하다가 현장 이야기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주변의 현직 교사들에게 듣는 게 더 정확합니다.
5. 시험에는 당신이 모르는 것이 나옵니다. 잔머리 적당히 쓰기.
전략적인 시험 공부 중요합니다. 하지만 너무 선별해서 뭐가 나올까 고민하는 태도는 좋지 않습니다. 어지간하면 최대한 많은 영역을 대비하시길 추천드립니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 들어서 예전과 달리 예비 정보쌤들이 봐야 할 책들이 늘어났습니다. 중 정보, 고 정보와 더불어 인공지능 기초, 데이터 과학, 소프트웨어와 생활까지 나와야 하는데요.(그렇지만 타 교과에 비해 아직 편한 겁니다. 이유는 밑에 씁니다)
개인적인 예측은 아직까지는 데이터 과학과 소프트웨어와 생활은 현장에 적용이 잘 되지 않은 과목이라서, 여기서 내는 것은 2026학년도 기준으로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시험 보다 보면 내가 모르는 부분, 설마 이게 나올까? 싶었던 부분들이 수험생의 허를 찌르고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요. 문제를 출제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수험생들의 예상을 피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특히 수업실연은 많은 교과에서 정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왔다! 후기가 정말 많습니다.
면접에서도 예를 들어볼게요. 2차 시험 전날 면접 출제 키워드 예상 영상이라고 보고 들어간 분이 있어요. 그런데 그 영상에서 본 10개 모두 면접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화내는 선생님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신기해서 그 영상을 봤는데, 강사가 전혀 근거 없이 출제 예상 키워드를 정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냥 다 빗나갔을 뿐이죠. 솔직히 저나 현직 교사에게 10개 뽑아달라면 비슷한 키워드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도 모두 빗나간 걸 보면, 출제위원들은 애초에 노량진 강사나 어지간한 현직 교사 머리 위에 있더라구요.
그렇다면 내가 모르는 게 나올 수도 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그동안 선생님이 충실하게 실력을 쌓아오셨다면, 교육학 비벼쓰듯이 잘 모르는 것이어도 어떻게 어떻게 비벼서 수업실연 하고, 비벼서 답변할 수 있는 역량이 마련되었을 것입니다. 글을 쓰다 보니 연습량을 늘리라고 말씀드렸던 1번 주제로 돌아가는데요. 이렇게 내가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도 최대한 감점을 피하고, 안전하게 가기 위해서는 평소에 수업실연, 면접 대비를 최대한 잘해 놓으시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립니다.
6. 100점 만점에서 감점되는 시험입니다.
2차 시험 채점에 대해서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냥 기본적으로 100점 만점에서 내가 잘 못하면 소수점씩 깎인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시험을 준비할 때 무조건 100점 다 맞을 거야 하는 게 아니라, 무리수를 두지 않고 기본에 충실하게 임하는 것이 최대한 높은 점수를 받아 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아니면 현우진 강사님의 말을 잠깐 빌려올게요. 100점을 받고 싶으면 120점 받을 만큼 공부하라는 게 수학 1타강사의 지론이거든요. 만점을 가까이 받고 싶으면 만점 이상의 것을 바라보고 구체적으로 노력하시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2차 준비하는 선생님들 요즘 너무 좋은 자료도 많고, 주변에서 해 주는 이야기도 많아서 이것보다 많은 내용은 필요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제가 시험을 본 지 오래돼서 최신 트렌드와 살짝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벌써 7년차 교사거든요 ㅎㅎ
그러나, 결국 시험의 본질 자체는 변화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2차 시험 자체가 ‘이 사람이 3월에 현장에 투입해도 되는 교사인지’ 확인하는 절차라고 생각하시면 큰 무리 없이 준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 정도 기본을 갖추고 열심히 준비하신다면 2차 시험에서 뒤집혀서 떨어지는 일은 없을 거고, 특히 1차 점수가 부족해서 뒤집기를 절실히 바라는 분들에게는 역전의 기회가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펭귄쌤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