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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수업: 사회, 정보] AI를 학습 파트너로 만들기

생성일
2025/10/18 05:33
태그
시리얼쌤
고등
안녕하세요, 시리얼쌤입니다.
오늘은 사회 영역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융합 프로젝트 사례를 공유해 드리려고 합니다.
저도 아직 진행 중인, 현재진행형 수업이라 결과보다는 기획 의도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아이들의 반응이 꽤 긍정적인 것 같아요! ㅎㅎ)
보통 파이썬 기초 문법이 어느 정도 끝난 뒤에, 그다음으로 어떤 수업을 하실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들 하시는 것 같습니다. Vpython 또는 데이터 분석(시각화, 통계, 스토리텔링 등) 프로젝트 모두 다 너무 좋지만, 시간이 부족할뿐더러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은 저희 학교에서 선택과목이 아닌 일반과목에서 진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파이썬 기초 문법 다음 단계’로 무엇을 선택할지가 늘 고민이었습니다. 학생들에게 흥미를 주면서도, 모든 수준의 학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종종 학생들에게 ‘선생님, 프로그래밍 왜 배워야 돼요? 너무 어렵기만 한데요…저는 문과라 필요 없어요.’ 등과 같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저는 ‘정보 시간 == 암기식 프로그래밍’이라는 틀을 깨고 싶었습니다. 인문 또는 자연, 계열을 불문하고 모든 수준의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며 문제를 발견하는 힘을 기르고, 프로그래밍은 문제 해결의 도구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저의 가치관과 비슷한, 아래 진행되는 소셜 임팩트의 공모전을 보면서 이 수업의 영감을 얻었습니다.  
사이드임팩트의 주요 키워드는 3가지입니다.
Technology | 기술 : 기술을 활용한 사회문제 해결
People | 사람 : 프로젝트로 연결된 사람들
Together | 함께 : 커뮤니티 기반 임팩트 챌린지
여기서부터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는데요…
고민1. 농어촌 학생들 + 기초학력미달 비율 높음
고민2. 좋은 생기부, 좋은 산출물을 위해 생성형 AI를 무조건적으로 허용해줘야 하나?
고민3. 바이브 코딩을 허용한다면, 정보과에서 강조하는 역량 또는 수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저는 평소 코랩으로 수업진도 나갈 때는 ‘생성형 AI 기능 숨기기’를 활성화하라고 합니다.
의견1
의견2
생성형 AI를 잘 쓰는 것도 능력이다.
성취기준에 맞지 않다. 기초 문법을 튼튼하게 다지는 게 더 중요하다.
트렌드에 맞게 상상하는 것을 도구에 구애받지 않고 구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도 필요하다.
스스로 배운 내용을 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래 자신의 실력이 아니다.
교육에서의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긍정/부정적 (개인적) 생각
저도 두 의견에 모두 공감되어 수업으로까지 고민이 계속되더라고요…
학교 자율 교육과정에서 [의견1]을 반영해서 ‘바이브 코딩’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을 해보았는데, 정보 시간과 연계하여 수행평가로 진행하기에는 적절한 성취 기준을 대응시키기가 어려워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의견1]+[의견2]의 절충안으로 두 관점을 모두 녹여낸 중립적인 입장의 수업을 기획해 보았습니다.
[소셜 임팩트 웹앱 기획 + 핵심 기능 개발]
발견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문제 해결 도구로써의 웹앱을 기획하고
구현에 필요한 정보 과학 관련 핵심 기술을 탐구하며
수업 내 학습한 파이썬을 기반으로 핵심적인 기능을 직접 구현해 본다 (인터페이스 환경 : tkinter / streamlit / console 중 조별로 선택)
를 주요 목표로 설정하여 프로젝트를 계획하였습니다.
프로젝트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을 엄격히 제한하려니, 앞서 말씀드렸듯 소수의 몇 명이 포함된 팀을 제외하고는 진행이 많이 어렵겠더라고요. 그래서 1차로 초안 코드는 변수, 리스트, 조건문, 반복문, 사용자 정의 함수 중 3개 이상을 활용해 AI 도움 없이 조별로 프로그래밍하도록 안내합니다. 이후 아이들이 신중하게 프롬프트를 구성하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딱 3번만 AI를 허용하고, 이를 개발 일지에 녹여내도록 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네이버 티처스랩 교사 연구회에서 함께 논의하며 얻은 아이디어입니다. ㅎㅎㅎ)
단순히 ‘~이런 코드 작성해줘.’ 와 같은 요구는 반려하고, PRD를 구체적으로 작성한 뒤 5W(누가, 왜, 무엇을, 어떻게, 언제) + 핵심 기능을 직접 구현한 파이썬 초기 코드를 기반으로 프롬프트를 작성하도록 지도했습니다.
잘못된 프롬프트 “시각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 코드 만들어줘.” → 반려
개선된 프롬프트
“우리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쇼핑 보조 앱(Who)을 만들고 있어. 이미지로만 제공되는 온라인 상품 정보를 텍스트로 전달하기 위해(Why) 아래처럼 콘솔 프로그램을 짰어.
print("=== 시각장애인을 위한 쇼핑 보조 프로그램 ===") products = { "청바지": "편안한 데님 소재의 일상용 바지입니다.", "운동화": "가벼운 쿠션감이 있는 신발입니다.", "텀블러": "음료의 온도를 오래 유지시켜주는 컵입니다." } favorites = [] # 관심 상품 리스트 while True: print("\n[메뉴]") print("1. 상품 설명 보기") print("2. 관심 상품 추가하기") print("3. 관심 상품 목록 보기") print("4. 종료하기") choice = input("번호를 입력해주세요: ") if choice == "1": item = input("상품 이름을 입력해주세요: ") if item in products: print(f"\n[상품 설명] {products[item]}") else: print("이 상품은 아직 등록되지 않았습니다.") elif choice == "2": item = input("추가할 상품 이름을 입력해주세요: ") if item in products: favorites.append(item) print(f"{item}이(가) 관심 상품에 추가됐습니다!") else: print("등록되지 않은 상품입니다.") elif choice == "3": if favorites: print("\n[관심 상품 목록]") for f in favorites: print("-", f) else: print("아직 관심 상품이 없습니다.") elif choice == "4": print("프로그램을 종료합니다,") break else: print("번호를 다시 확인해주세요.")
Python
복사
이제 이 코드를 화면이 보이는 스트림릿 앱으로 전환하며, 상품 설명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도 추가하고 싶어. 어떤 라이브러리를 쓰면 좋을까? 그리고 전체 코드 구조는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도 예시로 보여줘”
한 번에 뚝딱 정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처음 보는 기능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상호 상이라도 이를 단순히 [복사]-[붙여 넣기] 하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필요한 기능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구현되는지 필요한 작업 또는 코드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지를 함께 평가합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개발 일지’에 누적하여 기록하며 표면적인 결과에 집중하기보다 과정에서 자연스레 인공지능을 ‘학습 파트너’로 사용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결국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무엇을 만들었는가?’보다 ‘어떻게 배웠는가?’에 있습니다.
학생들이 기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스스로의 문제를 발견해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수업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아이들이 인공지능을 단순한 도구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협력하며 배움의 주도권을 쥐는 법을 연습할 수 있도록 저 또한 계속 수업을 연구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