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귤쌤
입니다.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1학년 대상의 정보 교과와 인공지능 기초 교과, 2학년 대상의 데이터과학과 머신러닝 교과를 담당하고 있어요. 매 학기 수행평가를 계획할 때면 논술 평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데요, 이번 학기에는 독서를 통한 논술 평가를 계획하여 실행해 보았습니다. 경험을 공유해볼게요!
[컴퓨터실에서 독서를! , 출처:Chat GPT]
인공지능 윤리 독서 논술 평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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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 인공지능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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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학년 :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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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특성
- 1학년 전원 공통 과목으로 1학기 정보 교과 이수
- 1학년 전원 2학기 인공지능 기초 수업 수강
- 독서 기피 학생 다수
- 시키면 하는 편
도서 선정
독서 논술을 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1학기 정보 수업의 논술 평가였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조사하여 논술하는 평가에서 학생들이 생성형 AI에게 묻고 그 답을 아무런 의심 없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사례를 조사하는 활동에서조차 인공지능에 의지하는 모습을 보고, 뉴스와 같은 신빙성 있는 자료를 참고하도록 교육했던 경험입니다. 인공지능과의 대화, 짧은 영상 활용에 익숙한 세대인 학생들에게 시간을 들여 종이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하고 싶었습니다.
우선, 학생의 수준에 맞는 도서 선정이 필요했습니다. 정보 교과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추천 도서를 많이 찾아보았습니다. 3년 전에 직접 독서 토론 수업을 했던 도서도 고려해 보았는데요, 워낙 기술의 발전이 빠르다 보니 최신 자료를 선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어렵거나 분량이 많은 도서는 수업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고 전반적인 학생 수준을 고려해야 하므로 쉽지만, 의미 있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책으로 고민했고, <인공지능, 윤리를 부탁해>(저자: 허유선, 출판사: 나무야)라는 책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인공지능 윤리를 부탁해 도서 표지, 출처:yes24]
[<인공지능 윤리를 부탁해> 도서 목차 , 출처: yes24]
목차
1.
인공지능, 넌 누구?
2.
인공지능 윤리는 왜 필요할까?
3.
인공지능 스피커, 내 고민을 팔았다고?
4.
인공지능이 심사하면 더 공정할까?
5.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할까?
6.
인공지능이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릴까?
7.
인공지능의 결정에 반대할 수 있을까?
8.
인공지능 자율주행차에 운전을 맡겨도 될까?
9.
인공지능이 기후위기를 악화시킬까?
10.
미래의 인공지능, 어떤 관계를 맺을까?
목차를 보면 인공지능과 관련된 개인정보 문제, 편향성과 공정성 문제, 일자리 문제, 가짜 뉴스, 자율주행차, 트롤리 딜레마,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용 또한 어렵지 않게 작성되어 있어 고등학교 1학년 학생용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선정했습니다.
활동지 제작
책을 읽는 시간을 4시간 정도 부여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책을 그냥 읽어라, 라고 하면 읽을 친구들이 아니지요. 활동지를 제작하여 읽으면서 작성하도록 하였고, 수행평가에 반영한다고 안내하였습니다. 활동지는 각 장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개념을 찾아 쓰거나 생각해 볼거리를 던져주는 문항으로 구성하였습니다.
[독서 활동지의 일부]
학생들은 매시간 주어진 분량을 읽고 활동지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추후 논술 평가에서 도서 내용이 지문으로 제공될 것이라 안내하였습니다. 독서 습관이 없는 친구들은 책 읽는 것을 힘들어했는데요, 그 친구들에게는 활동지에 제시된 질문의 답을 책에서 찾아보라고 안내하였습니다. 생각보다 모두 열심히 읽고 활동지를 작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논술 평가
독서를 마치고 활동지를 정리한 후 논술 평가에 대한 사전 안내를 하였습니다. 도서의 내용 중 학생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 주제를 선정하였고, 그 주제와 관련된 도서 내용을 제시문으로 제공할 예정임을 밝혔습니다. 제시문의 주제를 사전 제시하여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를 선택하여 도서의 내용을 자세히 살필 시간을 주었습니다.
[독서 논술 제시문 주제 사전 제시 내용]
논술 평가는 인공지능과 인공지능의 윤리 개념을 작성하고 제시문을 선택한 후 관련 질문에 답변하는 형태의 내용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아래에 논술 문항 중 일부를 공유합니다.
[논술 평가 문항 중 일부, (제시문 출처 : 허유선, 인공지능 윤리를 부탁해, 나무야)]
마무리
인공지능 윤리와 관련한 독서 활동과 논술 평가까지 소요된 시간은 총 6시간입니다. 독서에 할애한 시간이 4시간, 마무리 및 부가 독서 활동 1시간, 그리고 논술 평가 1시간입니다. 학생들에게 제공한 강제 독서 ㅎㅎ 시간이 의미 있었고, 활동지를 통해 아이들의 생각과 관심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미리 독서를 통해 고민한 후 논술 평가를 하니 확실히 아이들의 생각이 조금 정리되어 작성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독서 습관이 학생마다 다르기 때문에 속도가 달랐어요. 독서가 느린 친구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점심시간에 독서를 위한 컴퓨터실 개방을 세 차례 가졌고, 필요한 친구들이 방문하여 추가 독서를 하고 활동지를 작성했습니다.
또한, 시간이 허락한다면 주제별 토론 수업을 추가하면 좋을 것 같아요. 자기 생각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과의 공유를 통해 생각을 확장할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인공지능 기초 시간에 윤리 수업으로 할애할 시간이 많지는 않아서, 저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인공지능 윤리 독서 논술 수업 구성]
1차시 : 활동 소개, 독서 1
2~4차시 : 독서 및 활동지 작성
5차시 : 논술 준비 및 추가 독서
6차시 : 논술 평가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수업하면서 윤리적 측면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더 크게 듭니다. 개발자의 윤리가 매우 중요해진 시대가 아닌가 싶어요. 이에 대한 다양한 교육 기회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또한, 독서 활동에 관해서도 관심이 더 생기게 되었습니다. 인공지능 윤리가 아니더라도 독서 활동 수업을 하시는 정보 선생님들의 사례가 궁금하여 더 찾아봐야겠어요. 저부터 책을 더 읽어야 하는 사전 과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