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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도를 높이는 ‘짝 프로그래밍’ 수업 비법

생성일
2025/07/20 11:33
태그
#젤리쌤
#중학교
#프로그래밍
#수업사례
안녕하세요!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젤리쌤입니다
보통 프로그래밍 수업을 하면 시범 실습 방식으로 수업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으신가요?
저는 그런 편인데요. ㅎㅎㅎ
가끔가다 ‘짝 프로그래밍’으로 수업을 하면 아이들이 훨씬 재밌게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 경험에 대해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짝 프로그래밍 설명

짝 프로그래밍은 말 그대로 2인 1조가 되어 프로그래밍을 진행하는 방식의 수업 모형입니다.
하나의 컴퓨터로 2명이 함께 프로그래밍을 하는데 각각 역할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ChatGPT 이미지 생성
드라이버: 컴퓨터로 프로그래밍을 도맡아 하는 사람
내비게이터: 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오류를 잡아주는 사람
즉, 드라이버는 실제 마우스를 조작하여 블록을 조합하는 역할 (키보드를 조작하여 코딩하는 역할), 내비게이터는 드라이버의 코딩 과정을 관찰하며 조언해 주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역할입니다.
이러한 역할은 고정적으로 맡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간마다 교환되어 번갈아 드라이버와 내비게이터를 맡아가며 활동을 진행합니다.
학생들에게 컴퓨터를 정 가운데에 두고 나란히 앉도록 하고, 컴퓨터 기준 오른쪽에 앉은 학생이 드라이버, 왼쪽에 앉은 학생이 내비게이터 역할을 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몇 분 간격으로 역할을 바꿀지는 선생님 재량으로 정하면 되는데요, 저는 처음에 5분 간격으로 역할을 바꾸게 하니 짧은 것 같아 7분 간격으로 바꾸었습니다. 화면에 타이머를 7분으로 맞춰두고, 타이머가 끝나면 역할을 바꾸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냥 역할을 바꾸라고만 하면 진짜 역할을 바꾸었는지, 한 아이만 컴퓨터를 독점하고 있진 않은지 확인이 어려워, 아예 자리를 바꾸게 하였습니다.
7분이 지나고, 자리를 바꾸라고 이야기하면 일사불란하게 자리를 바꾸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아이들이 알아서 타이머를 확인하면서 7분이 끝나면 후다닥 바꾼 뒤 활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짝 프로그래밍 수업 사례

저는 1) 프로그래밍 단원2) 피지컬 컴퓨팅 단원에서 짝 프로그래밍을 활용했습니다.
1) 프로그래밍 단원
프로그래밍 실습 수업이나 평가가 다 끝난 뒤에 진행했고, 블록 코딩으로 타자연습게임 만들기 과제를 학생들에게 내줬습니다. 문제지는 조마다 하나씩 제공해 주었습니다.
1.
문제 파악하기(7분)
2.
활동 시작(7분마다 역할 스위치)
처음에 바로 코딩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지를 함께 읽고 어떤 변수와 리스트, 블록을 활용해야 하는지 상의하는 시간을 7분간 주었습니다. 이 시간 동안에는 컴퓨터로 어떤 블록을 활용할지 확인할 수는 있지만, 블록을 조합하거나 변수를 만드는 등 코딩은 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문제 파악 시간 7분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코딩을 시작하도록 하였습니다. 활동 시간이 끝나기까지 계속해서 7분 간격으로 자리를 바꾸게 하였습니다.
2) 피지컬 컴퓨팅 단원
피지컬 컴퓨팅에서는 프로그래밍 단원 때보다 더 재밌게 짝 프로그래밍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햄스터봇 동작 미션 수행하기 활동을 진행했었습니다.
햄스터봇 짝프로그래밍 활동지.hwpx
346.5 KB
이번에는 내비게이터 역할이 기존의 조언자 역할에 햄스터봇 관리를 추가하였습니다. 햄스터봇을 만질 수 있는건 오직 내비게이터만 할 수 있게끔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드라이버가 혼자 햄스터봇을 독점해서 혼자 코딩하고 햄스터봇 위치를 조정하며 움직임을 확인하게 되어 내비게이터 학생이 소외되는 상황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햄스터봇 조작은 내비게이터, 코딩 조작은 드라이버만 가능하게 설정하였습니다.
1.
문제 파악하기(10분)
2.
활동 시작(5분마다 역할 스위치)
이번에는 10분의 시간을 주어 미션지를 함께 읽고, 알고리즘부터 설계하게 한 뒤에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프로그래밍보다 코드가 간단하다 보니 5분 간격으로 줄여 역할을 바꾸게끔 하였습니다.

수업 유의 사항

아무래도 실습 수업할 때도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은데, 함께 협업해서 실습하는 수업 방식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경 쓸 게 몇 가지 있었습니다.
조 편성
짝 프로그래밍의 가장 큰 장점은 프로그래밍에 자신감이 없는 학생들도 친구의 조언과 함께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장점이 제대로 발휘되려면 프로그래밍 실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학생과 낮은 학생이 한 조가 되도록 편성해야 하는 것인데요. 다들 아시겠지만, 모든 반에 수준을 고려하여 2인 1조로 조를 편성해주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그래서 저는 일단 번호순으로 조를 편성한 뒤에 적절히 조정해 주는 방식으로 조를 편성했습니다. (아마 다른 선생님들께서는 노하우가 더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설명
처음 짝 프로그래밍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면 아이들은 생소하기 때문에 충분히 설명해 주어야 하는데요. 매번 수업 시작 전에 역할 설명을 반복적으로 해주고, 매번 타이머가 끝나면 제가 “역할 변경!” 외치며 박수를 치면서 안내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박수만 쳐도 아이들이 이미 학습되어 진행 중이던 컴퓨터에 눈은 그대로 고정하며 자리만 허겁지겁 바꾸는 귀여운 장면이 펼쳐지더라고요.
자리 위치
또 짝 프로그래밍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잘하는 친구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자기보다 못하는 친구와 짝이 되면 답답해하고 혼자 하려고 하거나 내비게이터 역할을 맡을 때에도 드라이버에게 무조건 이렇게 하라고 거의 모니터로 터치하며 마우스 커서를 조종하더라고요. 터치스크린인 줄 알았습니다….
당연히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시간은 제한적이고, 미션은 완료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최대한 짝 프로그래밍의 취지를 이야기하며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진행하도록 강조하였고, 컴퓨터를 두 명의 정중앙에 위치하도록 앉게 하였습니다.
이건 짝 프로그래밍 모형의 중요한 유의 사항이기도 한데요, 확실히 가운데에 컴퓨터를 두었냐 안 두었냐에 따라 학생들의 참여도가 달라졌습니다.
계속 순회하며 살피기
프로그래밍 실력이 좋은 아이끼리 한 조가 되면 다른 조와 달리 먼저 다 끝내고 할 일이 없어지기도 하고, 프로그래밍 실력이 부족한 아이끼리 한 조가 되면 한 군데에서 해결을 못 하고 머물러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속해서 돌아다니며 추가 미션을 주고, 힌트를 주어야 모든 아이가 비슷하게 미션을 완료할 수가 있었습니다.
일단 저도, 학생들도 즐겁게 활동을 진행하여 만족도가 높은 수업이어서 짝 프로그래밍 활용 수업 사례에 대해 소개해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먼저 짝 프로그래밍 또 언제 하냐고 물어보기도 할 정도로 즐겁게 참여하더라구요. 한 번씩 다른 방식으로 실습을 진행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인 것 같습니다. 실습 수업에 다른 방식을 시도해 보고 싶었던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