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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 담백한 나의 학교 이야기, 여고 vs 남고 정보 수업

생성일
2025/07/14 09:54
태그
#여고
#남고
#정보 수업
#일반계 고등학교
안녕하세요, 귤쌤입니다.
이 뉴스가 전달될 즈음엔 8월 방학이 한창이겠네요! 더운 여름 즐겁고 편안한 휴식 보내고 계신가요? 개인적으로 저는 학교 방학 일정이 8월에 시작하는 바람에 체력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좀 가볍고 재밌는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쌤은 일반계 고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데요, 현재 근무 중인 학교는 남학교입니다. 지금 학교로는 작년에 옮겼는데요, 그전에는 여고에서 5년간 근무했어요! 역시나 똑같은 일반계 고등학교였구요. 여고에서 근무하고 남고로 옮긴 해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 좀 필요했어요. 예상하시겠지만 여고와 남고의 분위기는 매우 달랐거든요. 무엇이 달랐는지, 온전히 개인적인 경험 이야기를 좀 해보도록 할게요!
주의 : 굉장히 성급한 일반화 가 진행될 예정이니 재미로 읽어주세요.

근무지 여고, 남고의 공통점

출처 : chat GPT
제가 근무하고 있는 남고와 예전 근무지인 여고의 공통점을 먼저 풀어보겠습니다. 두 학교 모두 한 때 명문고등학교로 이름을 알렸던 영광의 기억을 가진 학교로, 현재는 평준화와 내신 성적이 불리하다는 소문에 힘입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학교 분위기 자체가 학습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고 아이들 대부분이 착하고 성실합니다. 저는 학생의 생활 태도를 인사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하나인데요, 두 학교 모두 잘 모르는 선생님을 만나도 인사를 잘 하는 친구들이 절반 이상인 학교입니다.
작년 3월 남고에서의 첫 정보 수업, 학급으로 들어간 저는 얼굴이 이미 나이를 앞서간 귀여운 남학생들을 마주합니다. 주로 첫 수업 시간은 긴장된 상태에서 서로를 탐색하는 조용한 시간이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들어갔지만, 5분 만에 후회합니다. 정보 교과 부장을 뽑기 위해 사활을 건 가위바위보를 끝낸 후, 복도를 울리는 환호성을 듣고 교무실로 돌아와 주섬주섬 여고에서 5년간 봉인되었던 마이크 를 꺼내 들었답니다.

여고의 정보 수업

여학생들은 문과 성향이 많다는 고정 관념이 있었는데요, 제 생각과는 다르게 정보 수업에 대한 관심은 높았습니다. 이과 학생들이 많은 학교 환경 탓도 있었을 것 같아요. 컴퓨터로 프로그래밍을 하고, 결과를 바로 확인하는 작업은 몇몇 친구들을 빼고는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었죠.
특히, 주변에 과제를 어려워하는 친구에게 선뜻 도움을 주는 협력적 태도가 돋보이는 친구들이 항상 있어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문제 해결 학습에서 서로 논의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해결이 어려울 경우 저에게 질문하는 환경이었습니다. 질문을 통해 힌트를 얻고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 하는 태도가 훌륭했던 친구들이 기억납니다. 코드 작성에 있어서도 정돈된 알고리즘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출처 : chat GPT, 키워드 : 조용하고 착실한 여고생들의 컴퓨터실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았고, 어떤 수업을 설계하든 성공 확률이 높았습니다.
머릿속으로만 구상했던 수업을 마음껏 해볼 수 있었어요. 인공지능 저작권과 관련한 모의재판 수업, 메타버스를 활용한 국어과와의 융합 수업, 아두이노를 활용한 피지컬 컴퓨팅 수업도 모두 알차게 경험했죠. 어떤 수업이든 시도하면 아이들이 잘 따라주었기 때문에 “해보고 싶은 수업은 여기서 다 해보자.” 라는 말을 교사들 사이에서도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해보고 싶은 수업을 다 해볼 수 있었어요. 어떤 수업이든 아이들이 잘 따라와 주었죠.

남고의 정보 수업

출처 : chat GPT, 키워드 : 산만하지만 활기찬 남고생들의 컴퓨터실
남고에서의 정보 수업은 사뭇 달랐습니다.
문제 해결 과제에 대해 강의하는데, 그 시간에 제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은 몇 없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정보를 얻기도 전에 대부분의 학생이 과제에 달려들었습니다. 승부욕이 대단한 친구들이 많았는데요. 누가 제일 먼저 풀었는지 내기하는 환경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경마장에 풀린 말처럼 과제를 향해 질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저는 같은 설명을 열 번 이상 해야 했습니다.
그 뒤로 저는 꼭 들어야 하는 내용을 강의할 때는 “두 손 만세”를 소리칩니다. 신기한 것은 그럴 때마다 모두 만세는 한다는 것이지요
두 손 만세! 컴퓨터에서 손 떼고 앞에 봅니다!!!!!
남학생들의 컴퓨터실 애정은 대단합니다.
물론 게임을 제일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프로그래밍 과제를 재미있어합니다. 그래서 수업에 대한 열기도 뜨거운 편이에요. 뜨거운 만큼 제어는 어렵습니다.
여고에서 4차시면 여유 있게 마무리했던 수업이 남고에서는 8차시에도 급하게 마무리합니다.
집중도의 문제라기보다는 토의, 토론 문화…때문이라고 해두죠. 한 명이 질문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에서 꼬리를 물어 다른 질문이 나옵니다. 그 질문에 대해 누군가가 타박하지만, 그 타박 내용에 대해 질문이 또 나오고요, 그러다 보면 첫 질문의 의도는 흐려지고, 이야기는 산으로 갑니다. 문제는, 그 과정이 재밌다는 거예요 저도 자꾸 말려듭니다.
대신.. 화도 자주 납니다. 너희 덕분에 득음하겠어!! 란 말에 누군가 손을 들고 묻습니다. “선생님, 득음이 뭐예요?”

어디든 정보 동아리는 재밌어

여고에서도, 남고에서도 정보 동아리를 맡았습니다.
모든 정보 선생님께서 동의하시겠지만, 정보 교과에 관심이 높은 친구들과의 활동은 언제나 재밌습니다! 확실히 여고보다는 남고에서 정보 동아리의 인기가 높은 편이었어요. 하지만 여고에서 인기도 못지 않았습니다. 면접을 통해 동아리에 들어온 친구들은 동아리 시간에 날아다녔습니다.
동아리 발표회에서도 정보 동아리의 매력은 넘쳐나죠 축제를 준비하는 여고, 남고 동아리 학생의 태도에서도 재밌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으니, 재미로만 봐주세요!
여고 친구들은 적절한 계획을 세우고, 최선을 다해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편이었고요(제가 손댈 데가 거의 없었고요), 남고 친구들은 창대한 목표를 세워 제 마음에 불안과 의심을 키우게 하다가, 욕을 여러 번 먹고 꽤 그럴싸하게 마무리하는 편이었습니다. ㅎㅎ
다음은 동아리 발표회를 위해 준비했던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것들입니다.
여고에서는 다 같이 스토리텔링을 통해 하나의 시스템을 구현하여 발표했던 반면에, 남고에서는 각자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많아 팀별로 별도의 시스템을 구현하여(덕분에 제 지도는 0배가 되어...) 발표했습니다.
여고 동아리 : 메타버스 기반 여고 방탈출 구현(스토리텔링), 2D 게임 대전
남고 동아리 : 격투 게임 구현, 리듬 게임 구현, 2D 게임 구현, 드론쇼, 앱 개발, 모의해킹 시스템 구현
남고의 동아리 활동은 게임에서 시작해 게임에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컴퓨터 보안에 관심 있는 친구도 늘 있는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 참여한 친구들을 위해 준비한 상품도 차이가 나네요.
여고에서는 전체 랭킹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1등부터 차등하여 상품을 지급했었습니다. 상품 준비 과정에서도 여러 번의 논의가 이루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반면, 남고에서는 모조리 젤리나 파이류…였고, 거의 초반에 소진되어 버리는 비체계성을 보였지만 성황리에 마무리가 되었죠 ㅎㅎ 두 학교 모두 고생한 만큼 즐거웠던 기억입니다.
정보 수업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만나는 것은 정보 교사로서 기쁘고 즐거운 일입니다.
남고에서의 근무가 끝나면 이제 남녀 공학으로 건너가 보려고 합니다. 과연 그곳은 어떻게 다를까요? 어디든 재밌는 정보 수업을 위해 오늘도 뉴스레터를 기웃거리는 귤쌤 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공유였습니다. 모두 건강한 방학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