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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나의 해방일지

생성일
2025/07/13 06:55
태그
#팝콘쌤
#경기도교육청
#서울시교육청
#중학교
#일반계고등학교
#특수목적고등학교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방학 잘 보내고 계실까요? 요번 주제는 교직에서의 저의 경험을 나누려고 합니다. 팝콘쌤은 경기도교육청의 일반고등학교 중학교를 거쳐서, 서울교육청의 중학교와 특목고에 근무했습니다. 저의 경험담을 통해 재임용을 고민하시는 선생님 혹은, 학교급 간 이동(중학교 고등학교)을 고민하시는 선생님께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출처 : 교보문고, 챗 지피티

1. 프롤로그 : 교사라는 이름의 시작

저의 교직 첫 시작은 경기도의 한 일반계 고등학교였습니다.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었고, 1학기 동안은 비담임으로 조심스레 학교생활에 적응해 갔습니다. 다행히도 학생들이 꽤 학구열이 있어 수업 분위기는 아주 좋았습니다. 고3임에도 졸지 않고, 수업을 잘 따라와 주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모둠활동을 해보자고 했을 때도 아이들이 정말 열정적으로 참여해 주었죠.
열정적으로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하는 고등학생들의 모습
물론 처음이다 보니 업무적으로는 힘든 점도 있었지만, "학교에서 이렇게 지내는 것도 꽤 행복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던 시기였습니다.

2.중학생,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이듬해 운 좋게도 경기도 부천의 한 중학교로 발령을 받게 됩니다. 설렘 반, 걱정 반. "중학생 아이들을 내가 잘 이끌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안고 경기도 신규연수에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첫 배정은 중학교 2학년 담임. 그런데 첫 만남부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싸움이 끊이지 않던 아이들, 인형을 훔쳐 갔다며 울면서 교무실로 달려오는 아이, 수업 시간에 라면을 부셔 먹던 아이, 교실에 콩나물 콩을 마구 던지던 아이… 매일매일이 사건·사고의 연속이었죠.
그중에서도 가장 신기했던 건, 복도에서 저를 마주친 아이들이 인사를 할 때 고개를 숙이는 대신, 손을 들고 “경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교사라기보단 ‘군인 선생님’으로 보였구나... 다양한 개성을 가진 아이들과 지내며, 저 역시 교사라기보다 ‘소대장’처럼 행동하고 있었던 건 아닐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팝콘쌤에게 우렁차게 경례를 했던 아이들

3.서울로의 도전, 재임용이라는 관문

그렇게 정신없이 중학교 생활을 보내던 어느 날, 문득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저도 모르게 서울교육청 임용시험에 원서를 접수하고 시험을 치렀습니다. 결과는 합격! 그렇게 저는 서울 북부의 한 중학교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4.서울 중학교에서의 성장

이미 1년간 중학교 담임을 맡아본 경험이 있었기에 서울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담임 역할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큰 차이가 있었으니, 바로 맡게 된 학년이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중2를, 서울에서는 중1을 맡게 되었는데요.
중학생은 다 똑같을 거라고 생각한 제가 순진했던 거죠. 중2가 '커피'라면, 중1은 ‘T.O.P’였습니다. 진하고 강력한 에너지.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과 함께한 2년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개성이 가득한 중1학생들의 모습

5.서울 특목고, 낯선 환경

그렇게 중학교 교사로의 삶이 익숙해질 무렵, 서울 OO고에서 온 공문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정보 교사를 모집한다는 내용이었죠. 대학교 동기가 특목고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특목고는 교과 전문성을 키우기 정말 좋은 환경이야"라는 말을 했던 게 문득 떠올랐습니다.
교과 연구에 대한 갈증이 컸던 저는 그 말이 자꾸 마음에 남았고, 결국 지원서를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합격의 기회를 얻었고, 지금은 정보와 데이터 과학을 사랑하는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즐겁게 수업하고 있습니다.

6.나의해방일지

돌이켜 보면, 저는 늘 다음 학교를 향해 나아가며 새로운 꿈을 꿨고, 그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이동해 왔던 것 같습니다. ‘해방’이라는 단어는 저에게 두 가지 의미를 갖습니다. 하나는 새로운 환경으로의 ‘벗어남’, 그리고 또 하나는 교사로서의 ‘본질에 더 가까워지는 자유’입니다.
학교를 옮길 때마다 ‘교사다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고, 그 고민을 행동으로 옮겨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의 ‘해방일지’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교직의 길에서 저는 끊임없이 나다운 교사로 해방되기 위해 걷고 있습니다.

7.에필로그 : 여전히 해방을 고민하는 중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교직 생활 속에서 저는 늘 ‘해방’을 고민해 왔습니다. 교사다움이란 무엇일까?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어느 날 한 선생님께서 물으셨습니다. “왜 그렇게 학교를 자주 옮겼어요?”
문득, 경기도 부천 중학교에서 퇴임을 앞둔 부장 선생님께서 “이 학교가 내 네 번째이자 마지막 학교야”라고 말씀하시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분이 거쳤던 학교의 수와 제가 거쳤던 학교의 수가 비슷하더군요.
한 학교에 오래 머물며 깊은 뿌리를 내리는 선생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동시에 여러 학교를 거치며 넓은 시야를 얻는 것도 저에겐 큰 배움이었습니다. 다양한 아이들과, 다양한 동료들과, 다양한 학교 문화를 경험하며 지금의 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저의 해방일지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해방은 어쩌면, 더 나은 교사가 되기 위한 또 다른 시작이니까요.
해방을 향해 나아가는 팝콘쌤의 모습을 추정해서 그린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