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정보교사로서 또 정보부장으로서 한 해를 보내며, 교육의 전면에서 무수한 도전과 보람을 경험한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학년 말에는 너무 힘들었어용~
작년에는 교무실에서 동료 교사들과의 관계 형성이 어느 해 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한 교무실 안에서 각기 다른 교과 교사가 서로 다른 성향과 교육 방식을 이해하고 조화를 이루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제 일을 든든하게 지원해 줄 수 있는 부원 선생님이 세 번이나 바뀌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해서 ‘독박업무’에 시달리는 듯한 고통도 느꼈습니다. 또한, 2학년 전 반의 정보과목을 맡게 되어 혼자서 교과를 가르치고 지필고사를 준비하는 면에서는 ‘협의’의 어려움이 없어서 좋았지만, 많은 학생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각자의 필요와 성장을 지원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학년 말에 과세특 쓸 때는 정말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라는 마음만 간절해 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아직도 작성 중이에요~
수업과 동아리, 인공지능 선도학교를 위한 다양한 활동 경험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줄 수 있었지만, 학생들의 다양한 성향과 학습 스타일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지도 방식을 개발하고자 했던 개인적 목표는 아쉽게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더욱 심도 있는 지도가 필요하다고 느꼈었는데, 이를 위한 추가적인 연구와 준비를 위한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토닥토닥~
이 모든 과정이 때로는 제 자신을 의심하게 만들었고, 매순간 교사로서의 역량을 시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공지능 교육대학원 졸업을 위한 논문도 작성해야 했기에 교육과 연구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처럼 모든 일엔 끝이 있다고 생각하며, 견뎠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작성하며 한 해를 돌이켜보니 이러한 견딤이 저를 더욱 성숙한 교육자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바쁘게 지내는 것이 교사로서 학교생활을 잘 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도 건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내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열심히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업무를 진행하셔야 합니다.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셋째도 건강입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불현듯 신규 정보쌤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교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는 깊은 사명감과 책임감을 요구합니다. 특히, 정보교과는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한 우리 미래 세대의 선도적인 교육 분야로서, 그 중요성과 역할이 날이 갈수록 증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정보교과를 공부하는 것이 때때로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그 속에서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따라잡으려 애쓰는 것은 마치 끝없는 레이스를 달리는 것 같아요. 때로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나 기술 개념을 이해하려 머리를 싸매는 것이 마치 미로 속을 헤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의 풋풋한 사명감과 열정어린 책임감으로 미래 교육을 위한 정보교육의 돌탑()을 쌓아주세요!
다른 정보 선생님들께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교내 유일한 정보 선생님으로서 1년간 해야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당연하지만 수업을 준비해야 하고, 수행평가를 채점하며 피드백을 진행했습니다. 이건 어느 과목이나 그렇지만 교내 유일한 정보선생님들은 수업 외의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대표적으로 컴퓨터 진로와 관련된 상담이 있을 수 있고요. 또 코딩 공부는 어떻게 해야되냐, 프로그램, 앱, 웹페이지 같은걸 만들고 싶은데 어떤 걸 공부해야하나요? 이러한 질문들을 받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저는 수행평가 기간과 자율 교육 과정, 동아리 발표 등 행사가 다가오면 점점 바빠집니다. 아이들이 계속 질문을 하러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제가 버릇을 잘못 들여놔서 그런지 모르지만, 드론, 로봇, 아두이노, 인공지능, 3D프린터 등 도구를 융합하기 위해 질문을 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어났고, 스마트팜, 스마트팩토리, 미세먼지 측정기 등등 다양한 키트를 덜컥 구매부터하고 사용법을 물어오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또는 컴퓨터, 빔프로젝터가 고장나도 찾아옵니다. 심지어 여름엔 에어컨이 고장나도 찾아와서 질문을 합니다. 당연 정보부에서 해야할 일이 아니지만 저는 정보부도 아닙니다.
거기에 중간중간 공문들이 도착하기 시작합니다. 정보, 인공지능, AI, 디지털, SW, 융합, 데이터 등의 단어들이 들어가면 어찌 정보선생님에게 먼저 배당 되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공문들이 도착해 확인해 보면 중요한 것들도 있지만 중간중간 업체에서 보낸 광고성 공문도 숨어 있습니다. 또 여러 사업과 대회 공문을 보고 모른척 넘어 갈 수 있지만 마음 한켠에 내가 무시해서 우리학교가 불이익을 받는건 아닌지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건 아닌지 걱정되는 마음에 사업을 신청하면, 그와 관련된 업무들이 시작되는데 아쉽게도 혼자이다보니 누군가에게 도와 달라는 말씀을 드리기 참 애매합니다. 행사를 하나 진행할 때도 장소, 간식, 비용, 강사 등 준비할 게 많다보니 꼭 빠트리는것이 발생하고 실수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괜히했다는 마음이 들다가도 잘했다라는 단순한 생각이 들어 또다시 행사를 준비합니다.
아마 많은 정보선생님들께서 저처럼 혼자 지내시며 이런 저런 일들이 지나갔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년을 돌아보면 매달 많은 일들이 있어서 내년엔 하지말아야지 싶다가도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면 ‘다시 또 해야지’라는 이상한 최면에 걸려 작년의 힘듦을 잊고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래도 이렇게 일을 하면서 간혹 선배 정보 선생님들께선 더 많은 일들을 하며 한해 한해 버티며 지금의 정보교육을 만드셨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좋은거다”라는 말을 상기하며 힘들었던 한해를 잊고 다시 새로운 내년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2024년이 새롭게 시작하고 어느덧 저는 중학교 4년, 고등학교 4년의 경력을 가진 어엿한 정보 선생님이 되었네요. 저에게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장단점도, 매력도 뚜렷했던 것 같습니다.
중학교는 무엇보다도 수업이 정말 재밌었어요. 블록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제 오판이었다는 생각을 중학교 마지막 해에 느낀 것 같아요. 분명 어려워 하긴 하지만 또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거든요.(물론 동아리 수업 한정이긴 했지만…) 교사가 1부터 100까지 준비해서 70을 선보이고 나오면 선방했다 할 정도의 집중력이지만 고등학교보다 상대적으로 교육과정 및 평가에서 자유로웠고, 학생들도 아직 말랑 말랑한 스펀지 같아서 미주알고주알 질문하거나 사소한거 하나에 우와~~하는 그 모습이 귀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많은 학교가 필수단위 34단위(주 1시수)만을 편성하고 있다는 점과 순회 문제, 생활 지도 등 그 단점도 극명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생기부 부담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업을 자유롭게 운영해보겠다!’라고 한다면 저는 중학교 정보 수업도 추천합니다!!
첫 고등학교의 기억은 아주 강렬했어요. 지금까지 정보를 배우지 않은 고3들의 정보과학 수업이었거든요. 과목의 성취기준은 커녕 수업을 듣지 않는 아이들을 데리고 C언어 수업을 하던 그때의 1년이란… 정말 1년 만에 다시 중학교로 내려가야 하나 정말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수업에서 반은 자고, 반의 반은 다른 과목을 공부하고 나머지 4분의 1만 데리고 수업하는 그 기분이란…! 이런 서러움을 씻어주는 고등학교의 꽃은 생기부&학종인거 같아요.
분명 흐름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분위기는 고등학교에서 아주 분명하게 체감할 수 있거든요. 컴퓨터 공학을 진학하는 학생이 많아지고, 수업에 귀담아 듣는 학생이 많아지고, 제 수업을 선택하고 중요하다 생각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요즘입니다. 반대로 그에 못지 않게 나날이 생기부가 부담스러워지는 것도 현실입니다. 저는 매년(수업을 성실히 들었다 전제할 때) 모든 학생의 생기부를 개별화해서 최소 1200바이트 이상을 작성하고 있는데요. 너무너무 부담스럽습니다.(제 방학…..)그렇다보니 수행평가 역시 생기부 작성을 염두해 두고 설계해야 하며, 지필고사 출제 등으로 훨씬 많은 수업적 제약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리고 동아리의 선택지 역시 없어집니다…!(고등학교 4년 동안 프로그래밍 동아리만 진행해서 다른 동아리도 해보고 싶지만 학생들의 픽으로 늘 선택지가 없어져요 엉엉) 하지만 생기부나 학교 활동이 대입에 직결되는 고등학교인 만큼 제가 열심히 신경 쓴 학생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한 학교 생활이기도 합니다 스마트 기자재 관리, 각종 에듀테크 연수 협조, 늘어나는 기기와 그에 따른 수리 요청, 정보부 붙박이 등 그 외 학교에서 정보교사로 살아가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저는 항상 이 힘듦에 공감해 주시는 많은 정보 교사 커뮤니티가 있어 이렇게 또 버티며 학교 생활을 이어가기도 합니다. 저의 이 글도 힘든 누군가에게 응원이 되길 바라며 전국의 모든 정보 선생님들 2024년도 화이팅 하자구요
저에게 2023학년도는 고3을 맡은 교과 교사로서 진학지도에 힘쓰고 교무부 계원으로서 어떻게 하면 선생님들을 더 돕고 편하게 해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한 해였던거 같습니다.
진학지도는 그래도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쉽지않았습니다. 수능, 학생부, 교과 등 다양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모여있어 수업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 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아 이를 위한 프로젝트 위주의 수업을 설계하고 브라이틱스와 vpython을 활용하여 나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또한 2학기에는 3학년부 업무 협조로 공학계열 학생들의 모의 면접에 참여할 일이 많았는데 덕분에 각 대학별로 어떤 스타일로 면접을 보고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학생을 평가하는지 경험해볼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진학지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고등학교에 온 이상 한 번은 고3 담임을 해보자!’라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교무부 계원으로 2023학년도의 목표는 최대한 다른 선생님들께 귀찮은 행정업무를 드리지 말자는 것이 제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자동화하기 위해 구글 스프레드시트나 엑셀을 120% 활용했는데요. 제가 교무부에 온 이후로 느낀 것은 생각보다 정보 선생님들께서 당연하게 사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기능들을 모르는 쌤들이 많고 이를 행정업무에 활용할 경우 역시 정보쌤(?)이라며 어느새 능력자가 되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사실 너무 별 것 아니어서 부끄러울 때도 많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정보쌤들이 정보부에 많이 배치가 되다보니 교무부, 연구부 등에 갈 일이 적어 본의아니게 많은 능력을 숨기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교사가 된 이상 학교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부서 일을 하다 보면 업무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 어떤 업무의 경우 몰랐던 고충을 알게되어 나만 힘든게 아니었구나 하며 위로를 받기도 하고, 학교 전체를 포괄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보게된다는 장점이 있는거 같습니다. 저희 웹진을 구독하시는 쌤들도 정보부 이외의 곳에서도 여러 경험을 쌓으셔서 정보쌤들의 문제 해결 능력을 마구 보여주세요️
특목고에서 정보교사로 살아남기
인문계 고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교사의 가장 큰 고민은 교과에 흥미를 가지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근무할 때 저의 가장 큰 임무도 학생들이 ‘정보’ 교과에 흥미를 가지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준비의 90%는 동기유발이나 재밌는 활동, 도움되는 활동을 구상하는데 시간을 썼습니다. 하지만, 특목고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지더군요 ‘정보’가 특화된 학교라 깊이 있는 내용 전달 자체가 동기유발이었습니다. 어려운 내용을 가르쳐 주어야 학생들의 눈에 생기가 돋는 것을 확인했거든요.
그렇다면, 교사인 저는 그것을 다 알아야 된다는 말이 되겠죠? 그래서 특목고에 온 첫 해에는 임용고시 때 공부했던 책들도 꺼내면서 밤새 수업 준비를 했고, 그럼에도 수업을 하면서 아쉬운 감정을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수업을 설계한 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의 원리가 궁금해서 쉬는 시간에 줄을 서서 질문하는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이죠..ㅎㅎ 그래도 너무 겁 먹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들, 그 어려운 임용고시를 합격한 선생님들이시니까요 어차피 고등학생이 배우는 수준이고, 그때의 노력을 다시 한 번 조금만 발휘해 본다면 자신만의 완벽한 수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이야기로 들리실 수도 있지만 저는 특목고에서의 경험이 추후 인문계로 돌아가더라도 심도있는 동아리 활동, 방과 후 수업, 흥미나 적성이 맞는 학생 지도 등에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ㅎㅎ
올해 제 목표는 간단한 프로그램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고, 건강도 챙기려고합니다. 선생님들! 저는 교사가 나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나무가 모이면 숲을 만들 수 있습니다. 2024년에는 선생님들의 역량이 모여 정보 교과에 깊이와 폭을 넓힐 수 있는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ㅎㅎ
교직에서 어쩌다 정보쌤으로 살아가면서 포커페이스와 날카로운 눈빛 때로는 미소로 많은 순간을 대처하기도 하고, 모면하기도 했던 거 같습니다. 제가 컴퓨터 만능 박사인줄 아시는 선생님께는 포커페이스로(저도 몰라요를 숨기기 위해), 수업에 관련된 내용이 아닌 컴퓨터에 대한 박학다식한 지식을 자랑하는 학생에게는 미소와 기특하다는 미소로, 정보를 왜 배워야 하냐는 교육 현장의 분위기와 학생들에게는 날카로운 눈빛(기가막힌다는 째려봄)으로 대처해 왔습니다.
힘든 임용 준비 기간을 거치고 좁은 교직의 문을 통과하여 어쩌다 정보쌤이 된 제가 보기에… 국, 영, 수, 사, 과의 선생님들은 자신의 과목이 왜 중요한지를 학교와 학생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지만 정보 교사는 이를 알리려고 노력해야 학교와 학생들이 알아주었습니다. ‘정보’ 과목이 왜 중요한지는 교육과정 외 활동을 통해 다양한 진로&진학&융합 관련 활동을 제공해 도움을 주었고, 교육청의 사업을 가져와 예산을 넉넉히 쓰며 실현시켜 나갔습니다. 그러니 점차 학교에서도 좋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어요.
국, 영, 수, 사, 과는 모든 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이 다 하는 거지요. 거기에 ‘정보’를 잘하게 되니 학생들의 대입 결과가 좋아짐에 따라 학교가 지역에서 대입 성적이 좋은 학교로 소문나고, 학부모들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점차 ‘정보’ 과목의 강점을 둔 학교가 늘어나면서 처음 교직에 왔을 때 보다는 인식이 점차 좋아진 것 같습니다. 물론, 4차 산업 혁명의 도래와 사회 인재상의 변화, 이를 반영한 교육과정의 개정도 ‘정보’교과의 인식을 높여주었습니다.
그래도 어쩌다 정보쌤으로 고등학교에서 살아가려면… 대입/진로 지도는 함께 해야 하는건 숙명이 아닐까 합니다. 주변 상황이 아무리 나아졌다고 해도 현장에서 선생님이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상황이 나아졌다는 이야기는 계속 옆 학교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요. 정보선생님들이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계신다는 걸 어찌 알고 그리 많은 업무를 시키는지… 바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늘 ‘수업’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학생들의 진로에 밀접한 ‘정보’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로 남고 싶습니다. 수업을 장악 했을 때의 만족감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교실 문을 닫고 나왔을 때 준비한 대로 수업을 마쳤을 때의 기분이 무엇보다 소중하니까요.
24년 즐겁고 행복한 정보교사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중학교에서 정보교사로 살아남기
저는 고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6개월만 일을 하고 나머지 6개월을 임용 준비를 했었는데요. 고등학교에 있을 때만 해도 교육정보부 부원 및 비담임을 맡았습니다. 그 당시 저는 학생들과 학습하는 것의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학생들은 정보 수업 시간에 집중하고 저 역시도 그런 아이들에게 어느 것을 가르쳐 줄지 고민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경기도에서 중학교로 발령, 재임용 후 서울에서도 중학교로 발령이 났는데요. 제 경험으로 비교해 본다면 고등학교 비담임은 업무에 치이고, 중학교 담임은 업무 및 아이들에게 치인다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근무 당시 비담임으로서 수업 시간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정보교육에 몰두했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로 오자 제 수업이 무수한 방해를 받습니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장난쳐서 코피가 난 학생이 조퇴를 하고 싶어서 제가 수업 중인 컴퓨터실 문을 두드리는 것은 다반사입니다.
혈기왕성하게 싸우는 중학생 아이들
배가 아파서 집에 가고 싶다는 아이, 장난치다 넘어져서 집에 가고 싶다는 아이, 친구들과 싸워서 집에 가고 싶은 아이, 그냥 집에 가고 싶다는 아이 등등 제가 하는 정보 수업은 뒷전이고 수업 시간마다 찾아오는 저희 반 아이들 때문에 곤혹이었습니다.
고등학교와 중학교를 동시에 겪었던 저로서는 중학교에서 온전히 정보 수업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교원 학습공동체(경기도 명칭 -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겪고, 그 속에서 선배 선생님들의 얘기를 들은 결과, 저는 학생들이 중학교 정보 수업에서 흥미를 가지게 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중학교에서 수업을 하는 동안 아이들이 조금 더 정보 학습내용에 흥미를 가지고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면 합니다. 저 역시도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동안 학생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다양한 교육 시도를 할 것입니다.
전국에 고군분투하시는 중학교 정보선생님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