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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챌린지 활용 수업, Why and How!

생성일
2023/09/19 01:55
태그
정웅열 선생님
비버챌린지
수업사례
컴퓨팅사고력

1. 비버챌린지(Bebras Challenge)란?

비버챌린지는 정보학(Informatics)과 컴퓨팅 사고력을 위해 개발한 다양한 문항들로 구성된 평가 모델이자, 글로벌 교육 혁신입니다. 전 세계 70여 개의 국가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비버챌린지의 문항은 특별한 사전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비버챌린지를 처음 만드신 리투아니아의 발렌티나(Valentina Dagiene) 교수님은 학생들로 하여금 정보 과목에 대한 학습 동기를 유발하면서도, 컴퓨팅 사고력을 신장할 수 있는 문항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한, 컴퓨터 기반 테스트(CBT) 환경에서 실시함으로써 디지털 소양도 함양하는 한편, 경쟁과 협업 능력도 고취시키고자 하였습니다.
발렌티나 교수님
따라서 모든 비버챌린지 문항은 정보과학과 컴퓨팅 사고의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출제됩니다. 학습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3분 이내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웹 브라우저의 한 화면을 넘기지 않을 것을 권장합니다. 무엇보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귀여운 비버가 주인공이 되는 점이 특별합니다!
출처를 표기하면 비영리로 활용하는 것에 제한이 없으므로(CC 4.0 BY-NC-SA), 많은 국가에서 비버챌린지 기출 문제를 활용하고 있으며 해마다 11월에 열리는 비버챌린지 대회에 참여하여 정보학과 컴퓨팅 사고력을 함양하고 있습니다.

2. Why Bebras?

국제비버챌린지(www.bebras.org)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2022년에 비버챌린지 대회에 참여한 학생은 330만 명이며, 우리나라에서는 6만 명 이상이 참여하였습니다. 하나의 ‘대회’에 참여한 인원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큰 수인데요. 그것은 비버챌린지가 단순한 ‘대회’ 이상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비버챌린지의 모든 문항은 70여 개의 국가에서 공동으로 개발합니다. 해마다 각 국가에서 출제된 4~8개의 문항을 모두 모으면 대략 300개 정도가 되는데요. 이 문항이 모두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매해 5월 국제 비버챌린지 워크숍을 개최하여, 300여 개의 문항 중 최종 문항을 선정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하여 평균 120개 정도의 문항을 선정합니다. 즉, 선정되는 비율이 30%도 안 된다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는 한국비버챌린지(Bebras Korea)의 정보과 교수님과 선생님들이 문항 출제, 워크숍 참여, 국문 번역, 배포 등의 힘든 일을 사실상 재능 기부로 해주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2017년부터 이 일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제 비버챌린지워크숍(2017, 이탈리아), 정웅열 선생님(가장 왼쪽 상단)
왜일까요? 간단히 말해 정보과의 교육 목표인 컴퓨팅 사고력을 함양하기 위해 정말 좋은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육과정에서 컴퓨팅 사고력은 ‘컴퓨터과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 컴퓨팅 시스템을 활용하여 실생활 및 다양한 학문 분야의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고, 창의적인 해법을 구현하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컴퓨터과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점
2. 컴퓨팅 시스템을 활용한다는 점
3. 실생활 및 다양한 학문 분야와 관계되어야 한다는 점
4.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고, 창의적인 해법을 구현해야 한다는 점
비버챌린지는 이러한 기준을 모두 만족합니다. 모든 문제가 컴퓨터과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바탕으로 출제됩니다. 그리고 컴퓨터 기반의 환경에서 해결하도록 고안되어 있습니다. 또한, 비버를 주인공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출제되고 있으며, 단편적인 지식이나 공식이 아니라 문제를 잘 이해하고, 나만의 알고리즘(절차)을 설계하여 해결하도록 유도되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6개의 연령 그룹(초1~2, 초3~4, 초5~6, 중1, 중2~3, 고1~3)에 따라 서로 다른 복잡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특별합니다.
주차공간, 초1~2, 2진수와 불논리
돌다리 설치하기, 초5~6, BFS와 그리디

3. How to Bebras?

비버챌린지를 정보 수업에 활용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학생들이 비버챌린지 문제를 풀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업 시수가 충분하지 않고, 학생들 간의 격차가 큰 정보 교과의 입장에서 이러한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모두 제가 직접 하고 있는 방법들이므로,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보 교사가 먼저 풀어보아야 합니다. 그간의 기출문제를 직접 풀어보거나 훑어보고, 수업 내용에 적합한 문제를 선별해야 합니다. 모든 문항이 전공 교과와 관련되어 있고, 문항의 길이가 짧으며, 해설이 상세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버챌린지 문항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기출문제집을 통해 접할 수 있으며, 디지털 자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비버챌린지 연습하기(trial.bebras.kr)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연습하기에 필요한 응시코드는 비버챌린지 대회에 참여하여 유료로 득하는 것이 원칙이나, 정보 교사에 한하여 공용 코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컴퓨터과학사랑 카페의 게시물을 참고해 보기를 바랍니다.
한국비버챌린지(bebras.kr) 대회에 참여합니다. 한국비버챌린지 대회는 해마다 11월에 열리는 국제비버챌린지 대회의 한국대회입니다. 일반적인 대회와는 달리 시상을 하거나 성적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참여 학생들에게 모두 참가 인증서를 발급하므로, 학생들이 큰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쟁 기반의 대회보다는, 도전을 중요시하는 대회입니다. 올해 대회는 11월 1일부터 11월 30일에 열리며,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참여하면 됩니다. 저는 정보 수업 시간을 할애하여 시간표에 따라 학급별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짜 시험 보듯이 엄격하게 운영할 수도 있고, 조금 허용적인 분위기에서 즐겁게 참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후자입니다 ^^ (참고: www.baeksin.ms.kr)
정보 수업에 비버챌린지 문제를 풀어봅니다. 예를 들어, 추상화에 대해 가르칠 때는 추상화에 관한 비버챌린지를 활용하는 것이죠. 비버챌린지의 모든 문항(해설)에는 어떤 정보학의 개념과 관계되어 있는 지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참고할 수도 있고, 선생님이 판단하셔서 활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특히, 추상화, 알고리즘 등을 공부할 때는 비버챌린지의 모든 문항이 관계되어 있다고 해도 될 만큼 활용도가 높습니다. 다만, 수업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고민일 텐데요. 그때는 ‘쉬는 시간’을 이용하세요. 제가 요즘 하고 있는 방법인데요. 쉬는 시간마다 화면에 문제를 보여주고, 칠판에 풀도록 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풀겠냐요? ‘달콤한 젤리’의 유혹이 필요하답니다 ^^
평가 문항으로 활용하세요. 비버챌린지의 저작권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했었죠? 적절하게 변형하면 지필평가 문항으로 활용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선다형도 좋고, 서술형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또한 수행평가도 가능합니다. 저는 지금 중1을 가르치고 있어서 수행평가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특히, ‘문제 바꾸기’ 방법을 적용 중이에요. 즉, 학생들이 문제를 풀어본 후 그와 유사한 나만의 비버챌린지 문제를 만들어 풀어보는 것이죠.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요. 학생마다 결과가 다르다는 점도 정말 재미있습니다.
다이어그램 표현, 중2~3
수행평가 활동지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교내 비버챌린지대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금 힘들지만, 문항은 직접 출제합니다. 희망자만 참여하는 대회인데도, 참가자가 꽤 많습니다.
당연히 모든 학생이 좋아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르치는 것을 학생들이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는 비버챌린지는 매우 훌륭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11월에 열리는 한국비버챌린지 대회부터 참가 신청하세요! 선생님의 수업이 달라지고, 학생들이 달라질 것입니다.
마침, 공교육 지원 사업이 시작되었는데요. 예산 부족으로 고민인 선생님들,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