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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평가 채점 민원 0%! '나만의 온라인 저지' 구축기

생성일
2026/02/20 22:43
태그
펭귄쌤
온라인 저지
학습지원SW
성적민원제로
안녕하세요, 펭귄쌤입니다. 저는 중학교에서 근무할 때부터 엔트리는 좋아하지만, 엔트리로 수업하는 것이 저랑 맞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중학생 중에선 이미 초등학교 때 엔트리를 경험해 본 학생들이 많아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잘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개별 지도를 해주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들었던 생각이 ‘아예 애들이 경험해 본 적 없는 걸로 수업하면 어떨까?’ 해서 2020년부터 온라인 저지를 활용해 수업하고 있는데요.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다양하게 적어 보고자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할많하않

올해 2월에 많은 정보 선생님들이 난감한 상황을 겪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바로 학습 지원 소프트웨어 등록 문제인데요. 우리나라 에듀테크 기업에서 만든 제품이야 기업에서도 생사가 걸린 문제니 바로바로 작업을 하지만, Orange3이나 CODAP 같은 플랫폼으로 2026년에 당장 수행평가를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그나마 제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2월 중순)에 Google Colab은 등록되어서 다행입니다.
상당히 많은 정치적 이슈가 있어 새로 만들어진 법과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각종 소프트웨어를 수업에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우리 정보 교사들에게는 이례적으로 고통스러운 겨울방학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학운위를 거치지 않고 그냥 수업 시간에 쓴다고 단속할 수 있나? 생각을 한 적도 있는데,
교사들은 항상 민원의 가능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데, 수업 시간에 잠깐 썼다고 해서 그게 민원 소지가 되기는 어렵단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하지 않은 도구로 ‘평가’를 했을 때는 곤란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령 성적 시비가 붙었는데 학부모나 학생이 ‘학운위에서 등록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가 맞냐?’ 라고 제기했을 때, 등록이 안 된 소프트웨어로 평가한다면 그건 법을 어긴 경우나 다름없게 되거든요.
그래서 모든 정보 선생님이 올 한 해 모든 걸 준수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평가’와 연관된 것이 있으면 학운위 심의를 거친 소프트웨어를 쓰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고 개정안이 추후 나올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럼, 저의 사설은 여기까지로 하고… 그렇다면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이야기를 처음에 왜 썼을까요?

자신이 구축한 온라인 저지도 에듀집에 등록해야 합니다

먼저 이걸 말씀드리는 이유는 아마도 도전하려는 데 가장 큰 진입장벽이 될 거로 생각해서입니다. 수업하려면 다소 귀찮음을 감수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사용한다면 나중에 민원 등 시비 방지를 위해 꼭 등록해 두시길 추천 드립니다.
일단 나만의 온라인 저지 만들기 도전하는 방법은 정보 교사 카페인 ‘컴퓨터과학사랑(정보 교사 인증 필요)’에 있으니, 정보 선생님들은 참고하시기 바라구요. 타교과 공유 요청은 받지 않습니다.
사실 에듀집에 등록하는 절차조차, 해당 자료를 공유하는 선생님이 이미 잘 공유하셨기 때문에 그대로 따라 하시면 됩니다. 체크리스트, 개인정보 처리방침 등 다 잘 되어 있습니다.
이걸 제출하시고 등록하시면 에듀집 사이트의 [활용하기]-[학습지원 소프트웨어]에 내 온라인 저지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교사 등 개인이 만든 사이트는 저렇게 등록이 됩니다. 등록은 평일 기준, 하루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혹시 서류를 잘못 내셨다 할지라도 KERIS(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담당자가 친절하게 메일로 안내해 주니, 메일로 다시 제출하시면 문제는 해결됩니다.

온라인 저지 수업 노하우

개별로 온라인 저지를 구축한다면 선생님들마다 수업 방식이 다르겠지만, 정보 선생님들이라면 제공되는 자료를 바탕으로 학생들 아이디/비밀번호만 만들어 나눠주신다면 금방 수업을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교사가 관리자 권한으로 직접 생성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학번’으로 만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매년 한 번씩 온라인 저지를 새로 구축하기 때문에, 작년에 제 수업을 들은 학생이어도 새 학년 새 학기에는 새로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합니다.
수업 방식은 기본적으로 앞에서 1번부터 10번까지 문제를 풀어줍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따라오는 방식입니다. 개별적인 질문이 있으면 알아서 하게 시키는 편이고, 중간중간 실습실을 돌면서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고등학교여서 처음에 팍팍 진도를 나갔는데, 이게 생각보다… 100제를 한 학기에 다 나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요즘 학생들 휴대폰엔 강한데 의외로 노트북이나 키보드에 약하더라구요. 타자 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생각보다 좀 더 수업을 천천히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행평가는 기존에 냈던 문제 + 정보과 능력자 선생님들이 출제한 문제 + 자체 제작 문제 등을 혼합해서 출제했습니다. 손이 많이 드는 과정이지만 요즘 생성형 AI를 사용하면 테스트 데이터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아요! 듣기로는 수능 영어 지문도 이제 AI 사용한다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수행평가만큼은 개인 온라인 저지를 활용해서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학생들의 등수나 성적이 바로바로 나오니까 채점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거의 없었습니다. 가끔 손 코딩 채점 이런 거 하면 나중에 보여달라고 하는 친구들 있어서 다들 성적 확인할 때 들고 가시잖아요. 그런데 온라인 저지를 사용했을 때는 여태까지 학생들의 민원이 거의 없었습니다. 성적에 민감한 학교일수록 이는 더 큰 장점이 됩니다.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과 관련해서는 수행평가 과정에서는 당연히 금지했는데요. 그래서 시험감독 할 때 교실 뒤에서 합니다. 사용하면 최하점 처리한다고 공지하고 온라인 저지 사이트 외의 사이트를 키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티어를 만들어서 도전의식을 자극해본 적도 있습니다. 중학교 한정이지만요 ㅎㅎ

단점도 있다

비용이 가장 큰 단점입니다. 도메인 등록 비용, 서버 유지 비용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도메인을 갖기 위해서는 연간 등록비를 지불해야 하는데요. 서버 개설 시 사용하는 IP를 학생들에게 알려주면 이 비용은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학생들이 기억을 못 하는게 단점)
저는 AWS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해 굴리고 있는데, 이 역시 일정 비용이 듭니다. 많이 사용하지 않는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월 2~3만원씩 주기적으로 나가고 있으니, 이론적으로 연 30만 원 가량 수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네요.
(팁이라면 방학 중에는 서버 인스턴스를 중지해 놓으시면 몇천원 미만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환율의 영향도 받습니다.)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어나가는 이유

우리 직업 특성상 ‘수업에 돈이 든다’는 것이 가장 큰 진입장벽인데, 놀랍게도 이 장벽만 넘어서면 꽃길만 걸을 수 있는게 개인 온라인 저지의 장점인 것 같아요. 외부인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고, 학생들도 우리 학교만의 채점 시스템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좋게 평가해 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능력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단순히 설치하고 수업에 사용하는 사람이지만, 이번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문제와 더불어 여러 가지 수업에 제약이 생긴 만큼, 그동안 할까 말까 하다가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다면 올해 적기라고 말씀드립니다!